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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은 언제나 낯설다.

이글루스(egloos)에서 브런치(brunch)로..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벌어지는 확신이다."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中




분명히 내가 쓴 기록들임에도 어느 날 읽게 되면 낯설 때가 있다. 

그날, 그때 내 감정의 배설물이었으므로 확신과도 같은데 낯설기 그지없는 것이다.  

'사건'은 변함이 없는데, 그날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것인가.

부끄러워 '삭제' 버튼에 마우스를 대다가 이내 당시의 어린 나였으니 그랬나 보다. 

못 본 척,  봐주는 척 너그러운 척 눈감아 준다.


..


이글루스(egloos)에서 2004년부터 지금껏 글을 써왔다. 

문을 닫는다고, 강제로 퇴거를 명령받고 한동안 참으로 난감했다.  

세입자의 서러움이 이런 거로군. 

어디로 가야 하나.. 하루이틀 시간은 가고 기웃거리다 브런치(brunch)로 결정을 하게 됐다. 

이글루스에 글이 어마어마하다.  

옮겨야 하나.. 그냥 오늘 이후의 글만 이곳에 남겨야 하나..


걱정은 천천히 해도 늦지 않겠지. 처음은 언제나 낯설다.

이사 온 이곳은 중년인 나에게 과분할 정도로 고급지고 차분하고 평온하다.


다행이다. 

중년이 되니 나를 건들지 않는 조용하면서도 북적이는 백색소음이 있는 곳에 눈길이 간다.

이곳에서 뿌리내리고 죽을 때까지 살다 갔으면 좋겠다. 

이웃은 내가 만들면 된다.



ps.  혹시 이글루스에서 저를 찾아 오신분들이 계시면 덧글로 알려주세요.  안아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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