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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짧아서.

생도 짧다.



꽃은 짧아서



봄날 아침이면

마음이 설렌다


마을 산길에 첫 진달래가 피고

첫 산매화가 피고 첫 생강나무꽃이 피고

첫 히어리꽃이 피고 첫 산벚꽃이 날리고


꽃은 짧은 것!

반복되는 일에 매달려

첫 꽃 피는 날들을 놓친다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생은 짧은 것!

남들의 인정에 매달려

꽃피는 날을 허비하는 건

정말 슬픈 일이다


그래서 오늘 아침 말해버렸다

꽃은 짧아서, 생은 짧아서,

너를 많이 좋아한다



- 박노해(너의 하늘을 보아) 시집에서..





드디어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  

어디 벚꽃뿐인가, 개나리, 진달래, 조팝꽃까지 연이어 이어달리기가 한창이다. 구름 한 점 없이 베일 듯 깔끔한 하늘이 바탕색을 깔아주고 예쁘게 꽃망울을 터트린 꽃들은 바람결에 춤을 춘다. 유혹하는 꽃 때문에 마음이 설렌다.  봄은 추운 겨울을 견뎌낸 모든 생물에게 선물 같은 계절이다.


용산가족공원으로 봄꽃 구경을 간다. 반려견 줄을 잡고 산책하는 주민들, 유모차를 끄는 신혼부부, 아빠와 잔디밭에서 공놀이하는 아이들, 웨딩사진을 찍는 아름다운 예비부부들까지 자잘하지만 안정감을 주는 소음들이 조용한 평화와 행복감을 준다.


먼 곳으로 꽃구경을 가야만 여행이 아니다. 꽃이 있는 어디든 그곳이 여행이고 그곳이 힐링이다. 봄꽃은 짧다. 일상이 아무리 바빠도 짧은 이 순간을 놓치지 마시라. 모든 것은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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