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당신이 당신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


기대는 감정과 믿음에서 비롯되는데 기대의 결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눈앞에 놓인 것과 우리 사이의 관계는 언제나 동일하고 그대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사건들은 우주의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그저 일어난 일이고 그 어느 것도 개인적인 일이 아니다.  기대하지 않았다면 별일 아닌 것이다.


기대하는 순간 또는 후회하는 순간을 알아차리게 되면 의식의 대상에 빠져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괴로움의 근원적 원인과 가까운 알아차림으로써 대상의 의식의 얽매임에서 벗어나게 된다.



내면의 수행을 본격적으로 이야기한다는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마이클 싱어)'란 화제의 책을 늦게나마 접했다.  숲 속 현자로 불린다는 소개글을 읽을 당시에는 인도철학의 다소 종교적인 내용일 거라는 선입관을 가졌는데 전혀 아니었다.  책은 물리학적 근거와 양자역학의 물리적 현상 그리고 인간이 느끼는 오감과 마음의 비합리성을 낱낱이 해부했다.



나는 무엇보다도 인간의 몸과 마음에 흐르는 에너지장에 대한 점을 거론한 부분에 놀라웠고 더불어 그 에너지의 통로를 열어주지 못함으로써 삶이 괴롭고 고통스럽다는 주장이 신선했다.  몸과 마음에 흐르는 에너지장의 진동을 느끼고 그 기운을 열어줌으로써 감정과 마음을 통제할 수 있다는 해석은 흥미롭고 설득력이 있다.



그것은 니체가 말하는 우리 의식 이면에 진정한 자아를 구출하는 일이기도 했으며, 나의 사상과 감정 뒤에 있는 '참나(Self)'를 구출하여 강한 명령자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방법이기도 했다.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수많은 여러 가지 진동수를 가진 에너지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의 오감은 비교적 진동수가 낮은 물질은 잘 인식하는 반면, 그보다 진동수가 높으면서 옅은 비물질은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지구가 엄청난 굉음을 내며 돌아가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다.  



인간은 오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과 감정 그리고 마음으로 세상을 판단한다.  그 확신이 수정되는 경우는 확실한 과학적 발견의 업데이트가 될 경우에 한정될 뿐이다.  보수적인 인간의 한정된 판단에 대한 오류와 한계를 저자는 자세히 탐색하고 쉽게 지적하는데 반박할 수가 없어서 웃음이 났다.  





기본적인 인식을 명제하듯 새겨놓아야 현명할 것 같다.  이 지구는 내가 없어도 돌아가듯이 내 눈앞에 있는 모든 것도 내가 관여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점이다.  저자는 이를 개인적인 것과 비개인적인 것으로 분류했다.  바꿀 수 없으니 싸우지도 말고 갈등하지도 말라는 것이다.


즉, 나와 분리하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경험을 통해 좋은 이미지, 나쁜 이미지가 뇌 안에 각성되어 있다.  책에서는 '방울뱀'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방울뱀을 보고 놀라거나 두려워한 경우 우리는 '개인적인 마음'이 탄생한다.  강한 경험은 이제 밧줄만 봐도 방울뱀으로 착각(지어낸 생각)하여 놀라게 된다.  이때 우리가 경험하는 수많은 일들은 의식이 대상들에게 얽매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배앓이를 일으켰던 음식을 집에 가져가서 날마다 맛보면서 그것이 얼마나 배를 아프게 만들었는지 기억해야 한다고 우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빴던 경험에 대해서 더 기억하려 우리는 노력한다."



좋든 나쁘든 우리는 성장과정에서 너무나 많이 과거에 얽매여 살 수밖에 없다.  그것은 확신이 되어 불필요한 개인적인 마음을 갖게 된다.  우리는 과거소환을 이제 그만 중지하고 오히려 그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일어설 의지를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훌륭한 점은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처방이랄까.  수행의 자세를 알려준다는 점이다.  책의 키워드이기도 한 나의 결론은 이렇다.


"나의 삶은 거대한 우주 안에 갇혀 있음을 잊지 말자."



우주에 내가 있다고 상상한다면, 그리고 그 우주의 기운(에너지장)들이 사방에서 내 몸과 마음으로 들어온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발생한 사건의 스트레스인 그 기운이 나를 상처 주지 않고 통과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영적 현자인 '싱어'의 마음 훈련의 가르침은 '내맡기고(surrender), 받아들이고(acceptance), 저항하지 않아야 한다(nonresistance)'다.  



훈련에 앞서 우리는 외부의 나와 내부의 나를 알아차리는 의식이 필요하다.  나의 실체를 온전히 깨닫는 것은 흔히 우리가 외부에 자신을 소개하는 '자신(yourself)'을 이 아니라,  '참나(Self)'를 의미한다.  우리는 평생 '참나의 실현(Self-realization)이라는 깨달음을 찾지 못하고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노력하고 훈련한다면 최소한 의식적인 삶은 가능할 것이다.  



어려운 설명일 수도 있는 부분을 저자는 꿈속에서 경험한 존재를 내면의식의 수신기라 표현했다.  꿈 안에서 나는 경험하는 내면의 의식인 것이다.  꿈을 꾸고 나서 우리는 꿈속의 나를 생생하고도 객관적으로 말할 줄 안다.  



이처럼 나에 대한 객관적인 관찰자인 '참나(Self)'는 꿈이 아닌 현실에서도 감정의 변화에 담담히 대응할 수 있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아, 내가 지금 많이 놀랐구나'라고 알아차리고, 울거나 당황하는 감정적 대응보다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하게 되면 충격적 에너지장이 몸 안에 들어왔을지언정 그대로 몸 밖으로 타격 없이 나가게 된다.  물론 이것은 책의 이론이다.  알아차리고 있다는 생각을 알아차리는 것이 바로 '지켜보는 의식'이다.



"눈앞의 순간의 괴로움이 당신을 괴롭히는 게 아니라 눈앞의 순간을 두고
당신이 당신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삶이 고통스럽다고 말한 이유는 내가 사물과 현상을 개인적인 것으로 생각함으로 인해서 시작되었고, 또한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괴롭다며 힘들어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인도철학 내지 불교의 수행에 대하여 긍정적인 받아들임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종교적이라기보다 독자들의 합리적인 선택수용을 유도할 뿐이다.  강요하지 않았고 독자들 나름대로의 철학을 합당하게 결부하여 수행하는 것도 전혀 무리가 없다고까지 했다.  우리가 법륜스님의 강의를 즐겨 듣는 이유가 선교의 끌림이 아닌 것처럼 현실에서 적용할 수 있는 자신의 수행방법을 찾으면 된다는 것이 결론이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 자신만의 수행방법을 찾아 현명하게 삶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자기 암시(에밀 쿠에 저)'에서 제안한 것처럼 자신에게 긍정적 암시를 반복적으로 해줌으로써 무의식에 영향을 주어 에너지를 채울 필요성을 느낀다.  이때 반복하기 쉽고 단순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말로써 힘이 나는 긍정적이어야 할 것이다.  "나는 편안하다!"



삶에 내 몸과 마음을 맡기고 현명한 받아들임을 통해 해방된 참나(Self)를 만나며 살도록 노력하자.



당신의 동기가 순수한지를 확인하라.  그런 다음에는 뒤를 돌아보지 말라.  누가 당신의 행동을 비난한다면 그저 사과하고 놓아 보내라.  언제든지 기꺼이 배우라.  놓아 보내기를 수행하라.  결국 당신은 경험하고 있는 그 어떤 일에도 흔들릴 수 없는 의식의 자리에 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 마이클 싱어 저>


매거진의 이전글 그럼에도 인생은 흐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