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돈의 심리학

돈을 얼마만큼 벌어야 만족할까



"우리는 스프레드시트나 교과서를 보며 재무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중요한 재무 결정은 저녁 식탁에서 이뤄진다.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배우자나 자녀를 생각하며 결정을 내린다.  따라서 사람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고 누군가에게는 옳은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틀린 것일 수 있다.  우리는 자신만의 투자 전략을 찾아야 한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불확실성을 끔찍이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23가지 처방전을 제시한 저자의 두 번째 도서 '불변의 법칙'을 먼저 접했다.  금융투자에 관하여 고수해야 할 불변의 법칙을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나는 인생에 관한 인간의 탐구서처럼 읽히기도 했다.  책에서 그는 돈의 흐름을 따라가기보다 인간의 '불완전함을 인정' 하는 것이 지혜를 찾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돈의 심리학'은 금융투자에 있어 보다 실전적인 책으로 읽힌다.  그의 첫 번째 책인 만큼 초보 투자자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줄만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사람에 따라 투자성향(자라온 환경에 따라 좌우됨)이 다른 이유도 알 수 있었고, 무엇보다 돈의 흐름을 어떤 시야로 지켜볼지도 배우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인간의 뇌는 과학기술로 문명을 일으킬 정도로 우수하지만 동시에 탐욕으로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특히 그는 금융 투자에 있어 '감정 제어력'이야말로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 설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덕목이라 강조한다.


사실 금융투자 성공에 있어 정해진 법칙이 존재한다면 성공하지 못할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세상의 법칙에는 인간의 불안전한 심리(탐욕, 불안, 공포, 기대)가 시대적 쳇바퀴와 맞물려 위기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제아무리 천재라 할지라도 감정 제어력을 상실하면 투자 참패를 면치 못한다.  초반부에 주식 트레이더였던 '제시 리버모어'의 사례는 인간의 탐욕과 감당할 수 없는 빚의 끝이 어떤 결정을 내리 지는지 단적인 비유였다.   행운은 되풀이될 거라는 확신은 위험하다.


저자의 말을 인용하면, 금융 성공은 대단한 과학의 결과가 아니라 '소프트 스킬'이며 아는 것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이러한 흐름을 돈의 심리학이라는 불렀다.  이 말은 반대로 금융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일지라도 몇 가지 행동 요령을 익히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부자가 될 수 있을까?



'투자 노력과 투자 결과 사이에는 상관성이 거의 없다' 그 이유는 꼬리 사건들이 세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몇 가지 변수가 결과의 대부분을 책임진다.  당신이 투자에 아무리 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당신의 전략을 크게 좌우할 두세 가지를 놓치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전략이 성공하는 데 중요한 몇 가지가 확실히 포함된다면 간단한 투자 전략으로도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


그저 높은 저축률과 인내심, 세계 경제가 향후 수십 년간 가치를 창출할 거라는 낙관적 시각에 의존한다.  투자를 위한 노력은 사실상 거의 전부를 이 세 가지를 생각하는 데 쏟고 있다.  특히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앞의 두 가지, 저축률과 인내심에 말이다.



투자의 역사를 섭렵한 저자는 어떤 투자성향을 보일까 궁금해진다.  그는 금융지식과 실전을 오랜 시간 지켜보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빠른 부자로 가는 과감한 투자를 전혀 하지 않았다.  그는 저비용 인덱스펀드에 꾸준히 수십 년간 투자했고 돈이 혼자서 불어나는 복리를 믿었다.  


그는 돈이 생기면 동일한 펀드에 은퇴자금 모두 투자하고 아이들을 위해 세제 혜택을 받는 학자금 저축에도 일정액을 적립했다.  그는 대출 없는 집, 체크계좌, 인덱스 펀드가 전부라고 털어놨다.  본인과 가족이 불안해하지 않는 투자를 선택한 것이다.  즉 안전지향적 투자자다.  


그는 개인의 투자성향이 안전지향적이건 위험선호형이건 상관없이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저축과 인내심절대 놓치지 말라고 강조한다.  투자감각은 운이라는 영역에 올라탔을 때야 비로소 효과를 보기 때문인데 통제할 수 있는 여건인 주도권만은 놓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워런 버핏의 성공비결도 인내하는 시간이었다.  


괜찮은 수익률이 오랫동안 반복적(복리)이라면 야구에서 반복적인 안타가 이어지고 승점을 얻는 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홈런은 극히 드문 것처럼.


저축은 마중물처럼 훗날 갑자기 찾아온 투자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고 일찍 은퇴하고 싶을 때 선택권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남의 돈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책을 읽다가 문득 서장훈 농구선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는 부자지만 사치스럽게 살고 있지 않다.  그에게 돈이 많아 좋은 점을 누군가 물었더니 돈 때문에 자존심을 버리지 않아도 되고 비굴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꼽았다.  나이 들어 돈 때문에 비참해지고 비굴해진다면 그처럼 후회스러운 인생도 없을 것이다.  너무나 동의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간단한 논리지만 소득을 늘려 저축을 많이 할 수도 있지만 소비를 줄여 저축을  수도 있다.  어렵지만 그것은 꾸준한 생활양식을 유지한다면 가능하다.  욕구가 크게 바뀌지 않고 주변의 사람들과의 비교를 피할 수 있다면 가능하다고 그는 말한다.


"진정한 성공이란 극심한 경쟁의 쳇바퀴에서 빠져나와 내 활동을 마음의 평화에 맞추는 것이다"- 나심 탈레브



돈을 얼마만큼 벌어야 만족할까, 또 그 돈은 어떻게 사용하고 싶은가.  이러한 자신만의 독립적인 돈의 가치관을 먼저 설정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행복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내 안의 만족과 가치관을 소중하게 만져줘야 한다.  


비교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  삶의 질은 금전적인 기준으로 나눠지는 것이 아니다.  좋은 우정을 나누고 자녀와 좋은 시간을 나눌 때 필요할 만큼의 가치 있는 돈이면 충분하다.  그게 멋지게 돈을 쓰는 삶이다.


당신이 부자가 되었을 때 다음 네 가지 질문을 던져보라.

하나, 얼마나 더 벌고 싶은가?

둘, 누군가와 비교하고 있진 않은가?

셋, 충분하다고 느끼는가?

넷, 돈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현대 자본주의는 두 가지를 좋아한다.  부를 만들어내는 것, 부러움을 만들어내는 것, 누구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억하자.  라스베이거스에서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들어오자마자 나가는 것이다.




<돈의 심리학 / 모건 하우절 저>


매거진의 이전글 승자의 공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