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우리가 살찌기를 바란다.
우리에겐 스위치 식단이 필요해.
by 책읽는 엄마의 보석창고 Mar 23. 2023
압도적인 증거가 보여주듯이 우리가 살찌는 주된 이유는 문화 때문이 아니라 생물학적 원인 때문이다. 문화가 생물학에 반응하는 것이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자연의 생존 스위치를 활성화해 버렸다.
본문 中
이제 우리는 '비만은 질병'이란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비만은 당뇨병, 심장 질환, 고혈압등 수많은 질병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병에 걸리고 싶어 살을 찌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여태까지 영양학자들과 영양사들은 다이어트가 힘든 이유를 서구 사회의 생활문제로 거론했다. 물론 그러한 식습관이 문제지만, 이 책은 비만의 원인과 해결책을 다른 곳에서 찾아 설명했다. 이름하여 생물학적 원인인데, 읽어보니 합리적 판단과 실험결과치가 확실했다.
저자 리처드 J. 존슨은 임상병리학자 과학자로 비만과 당뇨 등 대사증후군이 발생하는 원인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로 그의 논문은 피인용 횟수가 가장 많다. 그만큼 신뢰도가 높단 뜻이다. 이 책은 생물학적 접근으로 인체를 연구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지루하지 않다.
책 제목부터 비만은 내 의지력 탓이 아닌 '자연이 우리를 살찌게 한다'는 뉘앙스다. 현대의 우리는 비만의 원인인 '지방'을 야속하게 생각하지만, 원시시대였던 시절 야생에서 살아갈 당시 지방은 먹을 것이 풍부하지 못했던지라 생존에 꼭 필요한 영양소였다. 저자의 말처럼 비만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으려면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만심에서 벗어나 인간 역시 동물의 하나로 관찰해야 접근이 빠른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실험쥐를 통해 인간의 비만을 해석했다.
그래서 이 책은 '생존스위치'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원시시절 인간은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동물들처럼 지방을 축적하고 불리기 위해 당류를 섭취했다. 동면을 하기 위한 동물들이나 대륙간 이동을 하기 직전에 철새들은 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처럼 말이다.
즉, 생존스위치는 축적된 지방을 최대한 경제적으로 아껴서 활용하기 위한 생존 몸부림이었다.
신체는 생존스위치가 켜지면 섭취한 당류(프럭토스)를 지방으로 더 많이 전환시키고, 이미 체내 축적된 지방을 최대한 경제적으로 아껴서 활용하려 한다. 동물은 주로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 호르몬 작용을 통해 체중을 조절하고 있는데, 렙틴은 배가 부르면 뇌에 신호를 전달한다.
그런데 당류(프럭토스)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게 되면 렙틴 저항성이 생기고, 렙틴 저항성이 생기면 더 배고픔을 느끼고 필요량 이상으로 더 먹게 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체중은 증가한다.
원시시절에는 먹을 것이 풍부치 않아 체중증가가 지속적으로 일어나지 않았지만 현대는 다르다. 사시사철 과일과 단 음식들이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일도 한 두 조각만 먹어야 한다니..
"설탕은 헤로인과 유사하게 중독을 유발하는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약물, 즉 알코올과도 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설탕과 프럭토스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의사인 로버트 러스틱의 말을 빌리자면 설탕은 "술기운이 없는" 알코올과도 같다. 설탕과 알코올 둘 다 쾌락을 제공하며 중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프럭토스와 알코올이 지방간과 간경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이전 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어떤 물질로 인해 발생한 간 질환은 다른 물질로 인해 발생한 간 질환과 거의 구별이 불가능하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저자는 액상과당이 많이 들어있는 음료를 주기적 먹인 쥐들에게서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발견했다. 내 아이들이 습관적으로 마시고 있다면 독을 주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당류(프럭토스)만 억제하면 가능한 일인가. 그것도 아니다. 프럭토스는 음식 섭취 외에 우리 몸속에서도 만들어지기도 한다. 폴리올 경로를 통해 글루코스(탄수화물)가 소르비톨로 전환되고, 소르비톨(인공감미료)은 프럭토스로 전환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당류 및 당류에 함유된 프럭토스가 비만과 당뇨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중요한 연구를 이끌어 냈고, 프럭토스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요산이 대사증후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정말 프럭토스가 이렇게 우리 몸에 나쁠 줄이야!
또 저자는 여러 실험을 통해 단순히 당류(프럭토스) 외에 염분 과다 섭취 시 신체는 탈수상태로 인식해서 생존스위치가 켜지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니까 생존스위치가 켜지면 비만이 될 확률이 급속도로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래, 단 것과 짠 것은 비만이 되겠구나 싶어서 이해가 될 즈음에 주범이 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너무 좋아하는 감칠맛과 알코올이다.
생존스위치가 켜지고 비만이 되는 섭취 맛들(당류, 염분, 감칠맛, 알코올)을 조절해야만 비만이 되지 않는다는데, 읽다 보니 다이어트와 동일한 것을 알게 된다.
즉, GI지수 이외에 GL 지수도 낮은 음식으로 식단을 구성하란 이야기다. 더불어 운동도 일주일에 세네 번 정도 1시간가량 운동하면서 말하기 힘든 정도의 강도로 해줘야 한단다. 구체적으로 생선류나 가금류는 괜찮고 붉은 고기, 갑각류는 줄이라고 한다.
머리로는 이해가 완료되었는데, 과연 실천이 가능한가 책을 덮고 한숨이 나온다. 개인의 식습관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내 생각에는 국민건강보험 수가관리를 위해서라도 식단관리 방법을 국가적으로 홍보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