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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고 읽는 니체

니체의 사상을 정리하기에 좋은 책



자기의 영혼 속에 존재하는 영웅을 외면하지 마라. 더 높은 곳을 향한 꿈과 이상을 아주 오래전의 일이었다며
그리운 듯이 말하지 마라. 살면서 어느 사이에 꿈과 이상을 버리게 되면, 그것을 말하는 사람을 비웃게 되고
시샘으로 인해 마음이 어지러워지진다. 그러면 발전하겠다는 의지나 자기 자신을 극복하겠다는 강고한 마음 또한 버려지게 된다.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본문 中




'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를 읽으면서 한덕현 저자가 자주 인용한 '니체의 사상'을 좀 더 깊이 알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에 앞서 니체의 사상을 알기 쉽게 풀이해 준 책부터 선행하는 것이 오류를 줄이는 방법이라 생각해서 고른 책이 이 책이다.


'곁에 두고 읽는 니체'란 책을 낸 '사이토 다카시'씨는 마음에 달라붙은 정신의 때를 깨끗이 털어내고 싶을 때 니체의 책을 꺼내 읽는다고 한다. 니체는 나태해진 자신에게 일침을 가하는 철학자였던 것이다. 저자는 니체의 모든 책을 섭렵하여 니체에 입문한 독자를 친절히 안내했다.


보통 철학은 고리타분하고 정적인 학문이라 생각하지만, 니체는 '망치를 든 철학자' 또는 '폭발적인 인간'으로 묘사된다. 그는 19세기 유럽사회의 지배사상인 개념에 매스를 들었다. 우리는 제일 먼저 '신은 죽었다'라는 그의 말이 떠오를 것이다. 기독교를 비판한다는 것은 당시 고립으로 이어졌지만 그는 기죽기는커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참신함이고, 불필요한 것은 타성이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더불어 천상의 것들은 신의 영역에 속하지만, 대지의 것들은 인간이 적극적으로 품어야 할 대상이라고 설파했다. 대지의 것들은 인간 내부에 있다고 보았다.


나는 삶의 두려움, 소심함, 우유부단함의 상징인 어른들에게 괴테의 철학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괴테는 '아포리즘의 철학자'로 대변된다. 그의 말은 핵심과 본질을 꿰뚫고 비켜가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의 해석을 읽고 괴테의 글을 읽으니 나도 모르게 흥분이 되었다. 괴테에게 '초인'이란 현재의 자신을 뛰어넘을 만큼 결의에 찬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 책에서 니체가 말하는 인간정신의 발전단계인 낙타, 사자, 어린아이에 대한 해석이 나온다.


"낙타의 시기는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단계이고, 사자의 시기는 그 의무를 부정해도 되는, 그리하여 새로운 창조를 목표로 진정한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시기이다. 그런데 사자 역시 긴장된 상황 속에서 공격적으로 살아간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니체는 천진난만하게 놀고 망각하고 창조하는 어린아이의 시기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최상의 시기라고 여긴다. 여기서 말하는 어린아이는 낙타과 사자의 단계를 확실하게 밟은 뒤에 창조성이 넘치는 정신의 단계를 지행 하는 존재임과 동시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천진한 어린아이의 이미지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낙타, 사자, 어린아이의 단계 속에서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까.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이란 책에 이런 글이 있다.


"배우고, 지식을 쌓고, 그것을 교양이나 지혜로 확장해 나가는 사람은 삶이 지겨울 틈이 없다. 왜냐하면 모든 것이 전보다 한층 흥미로워지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것을 보고 들어도 사소한 데서 교훈을 찾아내고, 사고의 빈자리를 채울 정보를 얻어낸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의 삶은 더 많은 지식과 의미 있는 충만함으로 가득해진다."


니체는 희망과 사랑을 결코 버리지 말고 살기를, 자신의 영혼 속에 깃든 영웅을 절대 버리지 말기를 바랐다. 어린아이처럼 작은 일에도 최대한 기뻐하여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덩달아 기뻐할 정도로 즐겁게 살기를 바랐다. 지금의 삶을 다시 한번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라고 말한다. 나는 무엇보다 운명의 필연성을 해석한 부분이 참 좋았다. 운명의 필연성은 긍정하되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사랑할 때 자기만의 새로운 삶을 이루게 되고, 바로 여기서 창조성이 큰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아모르파티!'


이제 제대로 니체의 책을 읽어볼 자세가 된 것 같다.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만 흘러가지 않는다. 시간은 밀도와 완급에 따라 우리에게 혼돈과 곤경을, 멈춤과 추락을 경험하게 한다. 하지만 그 흐름을 감지해서 도전할지 멈출지를 판단하는 데서 인생의 승패가 갈린다.

"모든 일의 시작은 위험한 법이지만, 무슨 일을 막론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곁에 두고 읽는 니체_사이토 다카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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