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식을 요리한 사람들의 수고를 생각하고 이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데 우선 감사해야만 한다. 또한 이 음식이 지금 내 입에 들어가기까지 여러 사람의 신세를 졌고 수고도 끼쳤으니 한 톨의 쌀도 헛되이 해서는 안 된다. 이런 고마운 음식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늘 돌이켜 보며 마음을 바르게 해야 한다.
-흙을 먹는 나날 / 미즈카미 쓰토무
흙도 잠드는 겨울이 오기 전 수확하는 김장용 무는 본연의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이라 예로부터 동삼(冬參)이라 불렸다죠. 큰 아이를 가졌을 때 아무것도 먹기 싫었는데 김장 무를 무심코 먹다가 너무 맛있어서 무 한 개를 통째로 들고 우걱우걱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무 자체가 맛있는 시기에 제대로 위로받았던 거였지요.
흙에서 뒹굴던 모습 그대로 초록빛이 싱싱한 무청까지 묶여 있는 다발무를 사가지고 와 씻다가 나도 모르게 군침이 돌아 초록빛이 긴 무 반 쪽을 썰어 그 자리에서 먹었습니다. 시원하고 채수가 듬뿍 들어있는 것이 배보다 맛있습니다.
제철에 나오는 식재료가 가장 영양도 많고 무엇보다 값도 저렴해서 만족스러워요. 무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요즘, 무나물볶음 한번 해 드셔 보세요.
무나물볶음은 집집마다 만드는 방식이 있는데, 저는 가급적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어 양념을 가급적 적게 하거나 약하게 합니다. 무나물볶음에 들어가는 간은 미량의 소금과 설탕이 다입니다. 액젓과 마늘을 넣지 않기 때문에 맛이희석되지 않고 무나물 본연의 깨끗하고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
*우리 집 무나물볶음 만드는 법
재료: 무 800g, 소금, 설탕, 참기름, 쪽파, 들깻가루
1. 무를 곱게 채 썰어 웍에 옮겨 담아 참기름 2T를 넣어 코팅해 줍니다.(계속 약불유지)
2. 숨이 살짝 죽었을 즈음, 소금 두 꼬집 정도 넣고 살살 볶아 줍니다.
3. 무에서 다시물이 나왔을 즈음 물을 한 국자 주워주고 뚜껑을 닫습니다.
4. 무가 처음 크기보다 반쯤 완전히 줄어들었을 때 새 그릇에 옮긴 뒤 한 김 식혀줍니다.
5. 간을 보시고 소금이나 설탕으로 간을 한 뒤에 쪽파와 들깨가루를 뿌리면 끝.
무를 곱게 채 썰은 뒤에 웍에 넣고 참기름 두 바퀴 두르세요
무에 참기름을 코팅한 뒤 볶다가 소금 두 꼬집 넣고 약불에 다시물 나오면 물 한 국자 넣고 뚜껑 덮어 약불에 익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