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단념하면 즐거워진다
나는 삶을 즐기고 있다. 한 해 한 해를 맞을 때마다 나의 삶은 점점 즐거워질 것이다. 이렇게 삶을 즐기게 된 비결은 내가 가장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서 대부분은 손에 넣었고, 본질적으로 이룰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단념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어떤 것들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이 명확한 지식을 얻고자 하는 욕심 따위는 단념했다.
-'행복의 정복' 본문 中
제주도 성산 일출봉 유채꽃밭을 서울 한가운데에서도 볼 수 있다고 기획한 서래섬 '유채 찬란' 축제에 다녀왔다. 마치 한강과 하늘 사이에 노란 파도가 펼쳐져 있는 듯하다. 그들의 환영에 놀라 상춘객들 눈이 커진다.
출사 나온 진지한 사람들, 인생사진 남기고 싶어 이쁘게 단장한 연인들, 가벼운 옷차림을 한 한강변 주민들 그리고 우리까지. 어제 끄트머리 축제는 적당히 즐길 만큼 붐볐다.
노란 유채꽃 하나를 얼핏 보면 전혀 주목받을 만큼 아름답지 않아 놀랍다. 가까이 사진에 담으려다 멀리 뒷걸음질 치는 것이다. 그들은 마치 다른 꽃들과 경쟁할 수 없는 본인의 가치를 깨끗하게 인정하고 연대로 뭉치기를 선택한 듯 보인다. 그들의 선택은 이렇게 인정받고 축제를 선물 받았다. '버트런드 러셀'의 말처럼 어쩌면 삶은 본질적으로 이룰 수 없는 것들에 대해 깨끗이 단념하면서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욕심 없는 삶의 선택은 새로운 선택의 문 앞에 서게 되는 것이니까.
자연은 경쟁에 찌든 인간의 욕심을 비웃는다. 우호적인 상대까지 적으로 돌리고 경쟁한다. 삶은 평범하고 지루하고 단순하다. 조용한 생활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하고 자극적이지 않아 담백하다. 어제 가족이 함께 한 산책에서도 행복감을 얻은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