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마디 인문학 질문의 기적

부모의 말버릇이 아이의 미래다


한 명의 현명한 부모는 백 명의 교사보다 낫다.


- 요한 프리드리히 헤르바르트




우연히 영상제목에 이끌려 오래전에 방영되었던 육아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게 되었다. 책상에서 공부를 하던 금쪽이가 지우개를 던지고 짜증을 내며 과도하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방송은 맨 처음 아이의 문제행동을 보여주고 망가진 아이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패널의 모습과 상담전문가의 예리한 눈매를 비췄다. 이윽고 숨겨진 가족의 일상이 모습이 드러나고 아이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음이 밝혀졌다. 대부분 망가진 아이의 행동은 아이를 망치는 부모의 말버릇과 행동이 원인이다. 이윽고 부모의 눈물폭탄을 터트리는 장면이 있으니 '금쪽이'가 속마음을 말할 때다.



아이의 속마음을 듣는데 나도 모르게 울컥했던 것 같다. 그래도 이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읽었으니 조기에 처방을 받고 이겨낼 것이라 생각하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방송을 보고 옛날 아이들 키우던 생각도 나고 요즘 아이들의 문제는 무엇인지 궁금증에 관련 책을 찾아 읽어 보았다. 요즘은 아이들이 귀한 세대다 보니 부모의 공부에 대한 열의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그 기대감정이 아이와의 충분한 대화는 실종되고 어른의 삶의 원칙이 강요되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였다.



같은 부모 밑에서 자라도 형제간의 성격이 다른 것은 부모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기 위해 아이가 선택한 생활양식의 결과다. 처방 쏠루션(solution) 받지 않고 이대로 진행되었다면 짜증과 화를 많이 내던 금쪽이는 반항적인 아이로 성장할 것이고, 수동적이고 부모 눈치를 보는 첫째 아이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지고 성장할 것이 뻔해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학업 성취도가 아니라 인생에 대한 실존적 불안을 가지고 시작한다는 점이다.



유년기에 형성된 부정적 생활양식은 아이의 감정 선택과 표현방식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지배하게 된다. 물론 성장기를 거치면서 새롭게 부딪히는 환경에 대한 자신의 선택적 의지가 발현되고 쌓이면 긍정적인 사람으로 변할 수 있다고 '알프레드 아들러'는 말했지만 자신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긍정적으로 성장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어른아이라는 말이 그냥 있는 게 아니다. 몸만 성장한 아이는 감정이라는 습관의 족쇄에서 스스로를 괴롭히며 살게 된다.



책에도 나오지만 '아이를 망치는 부모의 3가지 말버릇'은 금쪽이 부모에게 딱 적용되고 있었다. 부모가 부정적으로 말하는 말버릇에서 어떻게 긍정적인 태도를 이끌어 낼 수 있겠나. 그것은 부모라는 왕에 대한 굴종을 요구할 뿐이다. 부모라면 나의 말버릇이 아래와 같지 않은지 생각해 보자.



1.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말버릇

- 거봐, 내가 그럴 줄 알았

- 네가 잘하는 게 대체 뭐니?


2.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말버릇

- 내가 하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지?

- 그만둬! 어휴, 내가 하고 말지


3. 불가능한 인생을 만드는 말버릇

- 너는 도대체 언제쯤 제대로 할래?

- 잘하는 게 그렇게 힘드니?



또 저자가 최악의 질문이라고 말한 부모의 제안 예시는 이랬다. "숙제 다 끝마칠 때까지 절대 방에서 나오면 안 된다. 알았지?" 숨 막히는 강요의 말투다. 아이 스스로 세울 원칙은 빠져있고 오로지 엄마의 간섭과 강요가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자는 아이가 정해서 차근차근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만약 숙제를 안 하고 놀다가 선생님께 꾸지람을 듣더라도 그것 역시 아이의 몫이라는 것이다.



나는 두 아이를 낳고 결심한 바가 있다. 아이들 스스로 '자기 효능감'을 느끼도록 양육하고 싶었다. 당시엔 요즘처럼 교육전문가가 없던 시절이어서 유대인의 자녀교육 관련도서를 읽고 참고했다. 나의 최종 목표는 '자기주도학습'이었다. 몰입하는 즐거움을 키워주는 놀이부터 시작해서 자존감을 잃지 않도록 아이만의 기준을 세우도록 도왔다. 저자도 말하지만 열 살의 인성은 스무 살, 마흔 살이 지나도 흔들림이 적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김종원 씨는 부모가 가진 질문의 크기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그는 인문 교육 전문가로서 열 살 이전의 일상생활 속에서 부모의 역할, 그러니까 아이의 세상에 대한 공부와 인성, 재능과 창의성을 길러줄 시기를 놓치지 말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인생의 중요성을 속도가 아니라 방향성이라고 보듯이 어린아이의 환경은 나무로 치자면 인생의 나무가 흔들리지 않도록 뿌리를 내리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저 공부만 잘하면 인생이 풀린다는 식으로 아이를 학원 뺑뺑이를 돌리며 쉴 틈 없이 공부기계로 만드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자기주도학습'을 하며 인성 깊은 사람으로 성장하길 원한다. 그러려면 아이 스스로 '자기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판단기준'을 아이가 정하도록 유도질문을 자주 해야 한다. 아이는 부모가 던진 질문을 받아먹고 자란다. 왜 그렇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지 답을 먼저 유도하지 말고 아이 스스로 결론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가 어떻게 문해력과 창의력이 폭발하는 인문학 질문을 할 수 있을까.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아이의 일상을 관찰 -> 그 일상을 아이와 함께 경험하기 -> 경험한 내용을 질문하고 의미를 부여하기



예컨대 부모와 아이가 마트에 들렀다가 구석에서 먹다 만 빵과 봉지가 발견했을 때 관찰질문법을 해보자. 부모와 함께 일상에서 발견한 사건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관찰의 대상으로 삼아 그 사건이 발생한 이유를 다각도로 질문하는 것이다. 즉흥적인 대답이 나왔다면 다른 대답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 질문을 던지며 아이가 근원적 존재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때 부모는 아이가 발견할 때까지 인내를 가지고 기다린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아이가 관찰한 지식과 정보를 지혜를 얻고자 하는 호기심으로 연결하도록 상황을 정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아이는 어른이 아니다. 어른의 논리를 버리고 아이의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 순서다. 부모는 완전한 어른이 아니기에 아이의 잠재력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아이 스스로 세상을 배려있게 바라볼 수 있도록 따뜻한 질문을 많이 던져주었으면 좋겠다. 인문학적 질문은 공부머리와 독서머리를 동시에 잡게 해 줄 것이다.



아이가 생각만큼 성장하지 않고

다른 아이보다 처진다고 걱정하지 마라.

그대가 그토록 걱정하며 바라보는 오늘 아이의 모습은

어제까지 그대가 아이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이다.




< 하루 한마디 인문학 질문의 기적 / 김종원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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