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독서록을 작성할 때가 참 좋다

내적 성장은 기록에 있었다



우리의 마음은 습관을 집, 사무실, 체육관같이 그 행위가 일어나는 장소들에 연결한다. 각각의 장소는 특정 습관이나 일상 행위들에 연결되고 강화된다. 우리는 책상, 주방 조리대, 침실에 놓인 용품들과 특정한 관계를 맺는다. 그래서 주변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그것들과 맺고 있는 관계에 따라 행동한다.
행위에 미치는 환경의 영향을 고려하는 것은 습관을 만들기 위한 유용한 방법이다.


- '작은 습관의 힘' 본문 中




집중한다는 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습관'이 집결체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고정된 습관은 다른 맥락과 섞이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하고 집중하는 태도로 진행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제 스스로 시간의 제약 속에서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태도가 뭘까 생각해 보았답니다.


그래서 그것이 독서가 아닐까 생각해 봤는데, 그보다는 독서록을 작성할 때 그 집중이 극대화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독서는 다른 말로 저자와의 소통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막상 책을 다 읽고 독서록을 작성하는 시간이 되면, 저자의 주장에 대한 타당성을 이해하고 내 생각을 정리하게 되다 보니 골똘히 의미를 파악하게 되더군요. 독서할 때와는 차원이 다른 몰입도랄까.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독서록을 작성하고 스스로 성찰하면서 나 자신이 많이 성장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제 나이대에는 대부분 가정의 아이들이 공평하게 불우했습니다. 공평하게 어려웠기에 학원은커녕 새 책 한 권 구입하는 것도 사치였습니다.  새 학기 교과서가 유일한 새 책이었던 시절, 교과서를 끌어안고 오로지 내 것이 생겼다는 만족감에 행복했습니다. 책장 하나하나를 넘기며 구수한 책 냄새를 맡으며 행복했던 시간들이 떠오릅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아버지는 달력 뒷면으로 자식들의 책 커버를 하나하나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 섞일까 책 옆면에 정자로 조심스레 이름 석자를 써주셨지요.


제게 독서는 세상과 통하는 유일한 통로였습니다. 어른이 되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었지만 학교 선생님은 콩나물시루 속에 아이들의 상담을 받아 줄 만큼 여유롭지 않았고 부모님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전쟁 같은 싸움을 하셨습니다. 위로 두 언니가 있지만 그녀들에게 저는 단지 심부름꾼 그 이상의 존재가 아니었어요. 중학교에 올라가고 학교도서관에 꼽혀있던 많은 책들을 만나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제 주변 사람들이 등을 보이니 책을 만날 수 있었나 봅니다.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적고 있습니다. 습관이 되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