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畔獨步尋花, 七絶句(강반독보심화, 칠절구)

by 오대산인

江畔獨步尋花, 七絶句(강반독보심화, 칠절구) 강변을 홀로 걸으며 꽃을 찾다. 7수의 절구. (七言絶句)


숙종 상원 2년(761년), 성도 초당에서 지음. 전년에 두보는 완화계에 초당을 짓고 다소 안정된 생활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50세를 넘어 노년을 맞은 데다 귀향의 가망은 보이지 않아 정서적으로 평온하지만은 않았다.


1

江上被花惱不徹(강상피화뇌불철) 강가에 꽃 뒤덮혀 번민 걷혀지지 않는데

無處告訴只顚狂(무처고소지전광) 하소연할 곳도 없기에 다만 미칠 것 같네.

走覓南鄰愛酒伴(주멱남린애주반) 남쪽 이웃 술 좋아하는 벗 찾아 달려갔으나

經旬出飮獨空床(경순출음독공상) 열흘 넘게 나가 술 마셔 빈 침상 홀로 남았네.


* 뇌불철(惱不徹) : 봄이 갈까봐 걱정을 그만 둘 수 없다는 뜻.

* 애주반(愛酒伴) : 작자의 원주에 “곡사융은 나의 술친구이다.”(斛斯融, 吾酒徒.)라 되어 있음.



2

稠花亂蘂裹江濱(조화난예과강빈) 촘촘한 꽃 수북한 꽃봉오리 강변을 뒤덮었는데

行步敧危實怕春(행보기위실파춘) 비스듬 걸으며 보노라니 실로 봄빛이 두려웁구나.

詩酒尙堪驅使在(시주상감구사재) 시와 술을 그래도 아직은 마음대로 쓰고 마시니

未須料理白頭人(미수요리백두인) 허옇게 머리 센 사람을 염려해줄 필요 없으리.


* 난예(亂蘂) : 어지러이 무성한 모양.

행보기위(行步敧危) : 꽃을 보느라 몸을 구부정하게 기울인 채 걷는 모습임. * 파춘(怕春) : 늙어져 봄꽃을 대하노라니 마음에 동요가 찾아들어 심란해짐을 의미함.

* 요리(料理) : 돌보다, 보살피다, 염려하다. * 백두인(白頭人) : 두보 자신을 가리킴.



3

江深竹靜兩三家(강심죽정양삼가) 깊은 강 곁의 대숲 고요한데 집은 두세 채

多事紅花映白花(다사홍화영백화) 일을 벌여 붉은 꽃을 흰 꽃에 비치게 하네.

報答春光知有處(보답춘광지유처) 봄빛에게 갚아주는 방법이야 알고 있으니

應須美酒送生涯(응수미주송생애) 응당 맛난 술 마시며 여생을 보내고 말리.


* 다사(多事) : 봄이 사람의 마음을 동요시키기 위해 괜한 일을 벌인다는 의미임.

* 보답(報答) : 근심과 두려움을 주는 봄에게 보복한다는 의미임.



4

東望少城花滿煙(동망소성화만연) 동에서 보니 소성에 안개처럼 꽃이 한가득

百花高樓更可憐(백화고루갱가련) 높다란 백화루는 더욱이 마음에 드네.

誰將載酒開金盞(수장재주개금잔) 그 누가 술 싣고 와 성대한 연회를 열고

喚取佳人舞繡筵(환취가인무수연) 미녀 불러다 화려한 자리에 춤추게 하리!


* 소성(少城) : 성도의 대성(大城) 서남쪽에 있던 소성(小城)을 가리킴.

* 백화고루(百花高樓) : 백화루. 소성에 있던 주루(酒樓)로 연회를 개최하던 곳임.

* 재주(載酒) : 수레에 술을 실어 보낸다는 뜻.

* 가인(佳人) : 관기를 가리킴. 당대에 각 주군에는 관기를 두어 관리의 연회에 가무를 맡게 하였음.



5

黃師塔前江水東(황사탑전강수동) 황사탑 앞 강물 동으로 흘러간다만

春光懶困倚微風(춘광나곤의미풍) 봄빛에 노곤한 채 산들바람 맞노라.

桃花一簇開無主(도화일족개무주) 한 떨기 복사꽃 주인 없이 피어났는데

可愛深紅愛淺紅(가애심홍애천홍) 진홍이 예쁠까? 아니 연홍이 예쁠까?


* 황사탑(黃師塔) : 황씨 스님이 묻힌 곳에 있는 탑.



6

黃四娘家花滿蹊(황사랑가화만혜) 황사랑 집 가는 오솔길엔 꽃이 한 가득

千朵萬朵壓枝低(천타만타압지저) 천만 송이 꽃떨기 가지 눌러 나지막하네.

留連戲蝶時時舞(유련희접시시무) 아쉬워 못 떠나는 나비 때때로 춤추며 날고

自在嬌鶯恰恰啼(자재교앵흡흡제) 자유자재 예쁜 꾀꼬리 꾀꼴꾀꼴 노래를 하네.


* 황사랑(黃四娘) : 미상의 여성. 적령기 미혼 여성으로, 사(四)는 그들 자매 중 출생 차례를 나타내는 배항(排行).

* 류연(留連) : 떠나지 못하고 머뭄.

* 흡흡(恰恰) : 의성어. 새가 우는 소리.



7

不是愛花卽欲死(불시애화즉욕사) 꽃 좋아해도 죽고 싶을 정도 아니나

只恐花盡老相催(지공화진노상최) 꽃 다한 뒤 늙음 재촉할까 두렵기만 해.

繁枝容易紛紛落(번지용이분분락) 활짝 핀 가지에서 분분히 떨어지니 일쑤니

嫩蘂商量細細開(눈예상량세세개) 봉오리들아! 상의해가며 차츰차츰 피어라.


* 상량(商量) : 헤아려 생각하다. 상담하다, 상의하다. * 세세(細細) : 더디 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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