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感, 五首(유감 5수) (五言律詩)

by 오대산인

有感, 五首(유감 5수) (五言律詩)


대종 광덕 원년(763) 가을과 겨울에 지은 여러 수의 시를 모아 놓은 것. 당면한 시국을 면밀히 살피고 또 고민하며 지은 것으로, 한시도 나라를 잊지 않는 두보의 우국충정이 담겼다.



1

將帥蒙恩澤(장수몽은택) 장수들은 임금의 은택 입고 있건만

兵戈有歲年(병과유세년) 전란이 해마다 끝없이 이어진다네.

至今勞聖主(지금노성주) 이제껏 임금의 마음 노고로운데

何以報皇天(하이보황천) 어떻게 하늘에 보답하려 하는가?

白骨新交戰(백골신교전) 새로 싸움 벌어져 백골 널린 그 곳이

雲臺舊拓邊(운대구척변) 옛날 운대의 공신이 개척한 변경이라네.

乘槎斷消息(승사단소식) 토번에 파견된 사신은 소식 끊어졌건만

無處覓張騫(무처멱장건) 이 시대의 장건을 찾을 길이 없구나.


* 노(勞) : 노심(勞心)의 뜻.

* 황천(皇天) : 하늘로 임금을 비유한 것임.

* 운대(雲臺) : 동한 때 남궁(南宮)에 있던 높은 대. 공신과 명장의 초상을 걸어놓았음. 여기서는 그것을 빌어 능연각(凌煙閣)을 가리킨 것임. 당태종 때 염립본을 시켜 공신 24명의 초상을 그렸음.

* 승사(乘槎) : 명을 받들어 사자로 감을 비유함. 《형초세시기》에 의하면, 장건이 황하의 근원을 찾으라는 명을 받고 뗏목을 타고 갔다고 함..

* 장건(張騫) : 서한의 사신으로 서역의 여러 나라를 방문했으며 도중에 흉노에게 잡히기도 하였음. 여기서는 그를 빌어 토번에 사자로 간 이지방(李之芳)을 가리킴. 광덕 원년(763) 4월, 어시대부 이지방이 토번에 가서 붙잡혀 있었음.


2

幽薊餘蛇豕(유계여사시) 유주 계주에 뱀 멧돼지 남아 있고

乾坤尙虎狼(건곤상호랑) 온 천지에 여전히 범 승냥이로다.

諸侯春不貢(제후춘불공) 제후들 봄 와도 공물 바치지 않아

使者日相望(사자일상망) 조정의 사자들 날마다 이어진다네.

愼勿呑靑海(신물탄청해) 부디 청해를 침탄하지 말 것이며

無勞問越裳(무로문월상) 남조의 죄과를 물을 것도 없다네.

大君先息戰(대군선식전) 임금이여 우선 전쟁을 멈추시고

歸馬華山陽(귀마화산양) 화산 남쪽으로 말을 돌려보내오.


* 유계(幽薊) : 유주 범양군(范陽郡)과 계주 어양군(漁陽郡)은 안사 반군이 세력을 키워 반란을 일으킨 근거지였음. 지금 하북성 북부와 요녕성 서부 일대를 가리킴. * 여사시(餘蛇豕) : 광덕 원년(763) 봄에 하북의 반군 장수 이회선과 전승사 등이 투항하자 대종이 그들을 절도사로 임명해 주었다. 그로 인해 번진(藩鎭)의 화가 비롯되었다.

* 호랑(虎狼) : 번진의 할거 세력을 비유함.

* 제후(諸侯) : 절도사에 임용된 하북의 항복 장수들을 가리킴.

* 사자(使者) : 공물을 바치라고 독촉하기 위해 조정에서 번진에 파견한 사자를 가리킴.

* 청해(靑海) : 당시 토번의 근거지였음.

* 월상(越裳) : 인도차이나에 있던 옛 나라 이름. 여기서는 그를 빌어 남조(南詔)를 가리킨 것임. 운남성과 귀주성 고원에 있던 나라로, 현종 천보 9년(750) 이후 당나라에 반대해 토번에 연합하였음.

* 대군(大君) : 당나라 사람들은 천자를 성인(聖人) 혹은 대군으로 지칭하였음.

* 귀마화산양(歸馬華山陽) : 이민족과 전쟁을 하며 변경의 영토를 확장할 필요가 없다는 뜻. 《尙書·武成》 : “말을 화산의 남쪽에 돌아가게 하고, 소를 도림의 들판에 풀어놓는다.”(歸馬于華山之陽, 放牛于桃林之野.)



3

洛下舟車入(낙하주거입) 낙양은 배와 수레 드나드는 곳

天中貢賦均(천중공부균) 나라 중앙이라 공물 수송에 편리하다네.

日聞紅粟腐(일문홍속부) 근래 듣자니 쌓인 좁쌀 붉게 썩어간다는데

寒待翠華春(한대취화춘) 곤궁한 백성들 임금의 온정을 기다리네.

莫取金湯固(막취금탕고) 성과 해자의 견고함일랑 믿지를 말고

長令宇宙新(장령우주신) 길이 나라를 새롭게 만들어 주시길.

不過行儉德(불과행검덕) 검박한 덕을 실행하면 될 뿐이니

盜賊本王臣(도적본왕신) 도적들도 본래 임금의 백성이었네.


* 낙하(洛下) : 낙양을 가리킴. 낙양은 당나라 때 수륙 운송의 집결지로 지방의 공물과 물자가 낙양을 거쳐 장안으로 수송되었다.

* 천중(天中) : 옛날 낙양이 천하의 중앙이라 일컬어졌음. * 공부균(貢賦均) : 각지의 공납과 부세를 거두어 옮길 때 거리가 비교적 균등하다는 뜻.

* 한(寒) : 빈한한 서민들을 가리킴. 취화(翠華) : 천자의 의장 가운데 비취새 깃털로 장식한 기. 그를 빌려 천자를 지칭한 것임.

* 금탕(金湯) : 금성(金城)과 탕지(湯池). 쇠처럼 견고한 성과 끓는 물이 있는 해자. 난공불락의 성을 비유함.


4

丹桂風霜急(단계풍상급) 붉은 계수에 바람서리 급하고

靑梧日夜凋(청오일야조) 푸른 오동은 밤낮으로 시드네.

由來强幹地(유래강간지) 옛부터 왕실의 종친 세력 굳세면

未有不臣朝(미유불신조) 반란이 일어나는 왕조가 없었다네.

授鉞親賢往(수월친현왕) 종실의 여러 왕에게 병권 주어 다스리도록

卑宮制詔遙(비궁제조요) 멀리 성도의 행궁에서 조서를 내렸었다네.

終依古封建(종의고봉건) 끝내 옛날 봉건제를 따라 의지한다면

豈獨聽簫韶(기독청소소) 어찌 순임금 치세의 음악을 듣지 못하리!


* 단계(丹桂) : 풍상을 잘 견딘다고 함. 왕실을 비유함.

* 청오(靑梧) : 천자가 분봉해준 종실(宗室) 제후를 가리킴.

* 강간(强幹) : 굳센 줄기. 종실의 제후를 가리킴.

* 수월(授鉞) : 옛날에 대장이 출정할 때 임금이 도끼를 주어 병권이 그에게 있음을 표시하였음. * 친현(親賢) : 종실의 재능 있는 인물.

* 비궁(卑宮) : 현종이 성도로 피난한 후 지은 행궁을 가리킴. * 제조(制詔) : 현종이 성도에서 방관(房琯)을 시켜 조서를 작성해 태자 이형은 삭방을 경략하고 여러 왕은 중요한 진(鎭)을 분담해 지키게 하였음.

* 봉건(封建) : 봉토건국(封土建國). 천자가 국토를 나눠 종실과 공신에게 주고 그들 제후가 나라를 세워 다스리게 하는 제도.

* 소소(簫韶) : 순임이 지었다는 악곡. 덕으로 교화해 잘 다스려짐을 상징함.



5

胡滅人還亂(호멸인환란) 반군이 소멸됐음에도 인심이 혼란스러우니

兵殘將自疑(병잔장자의) 병력이 감소될까 장수가 의심하는 탓이네.

登壇名絶假(등단명절가) 거짓으로 절도사 임명해 준 것 아니었거늘

報主爾何遲(보주이하지) 너희들 임금께 보답함 어찌 그리 더딘가?

領郡輒無色(영군첩무색) 군수의 지위는 문득 무색해지고 말았으니

之官皆有詞(지관개유사) 관직에 부임해 모두 원망하는 말을 하네.

願聞哀痛詔(원문애통조) 애통해 하는 조서 내렸다는 소식 듣길 원하니

端拱問瘡痍(단공문창이) 장중한 모습으로 백성의 고통을 물어주시길.


* 호(胡) : 안사 반군을 가리킴.

* 병잔장자의(兵殘將自疑) : 763년 사조의(史朝義)가 죽고 하북의 반군 장수들이 조정에 투항하였다. 당을 섬기던 이민족 출신 무장 복고회은(僕固懷恩)은 전란이 끝나 평화 국면이 오면 임금의 총애가 줄어 자신의 영향력이 약해질까봐 투항한 장수들을 하북 여러 진의 절도사로 삼길 상주하였다.

* 등단(登壇) : 대장으로 임명하는 것을 비유함. 광덕 원년에 항복한 여러 반군 장수를 절도사에 봉해준 것을 가리킴. * 명절가(名絶假) : 명칭이 거짓됨을 끊었다. 가짜가 아니라 정식으로 봉해주었다는 뜻.

* 이(爾) : 하북의 여러 절도사를 가리킴.

* 영군(領郡) :군수(郡守)를 가리킴. 이 구절은 하북 지역의 절도사가 병권을 믿고 발호하여 군수가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움을 의미한다.

* 지관(之官) : 명을 받고 관직에 부임함. * 유사(有詞) : 원망하는 말이 있다는 뜻.

* 애통조(哀痛詔) : 임금이 자책하며 애통해하는 조서를 가리킴.

* 단공(端拱) : 단정히 두 손을 맞잡고 있음. 장중한 모습으로 조정에 있으면서 정사를 간소하게 하여 무위(無爲)의 다스림을 실현하는 것. * 창이(瘡痍) : 상처. 고통 받는 백성들을 가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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