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松(사송) 네 그루의 소나무(五言古詩)

by 오대산인

四松(사송) 네 그루의 소나무(五言古詩)


앞의 〈초당〉시와 동시기인 대종 광덕 2년(764) 봄에 지었다. 두보는 초당을 지을 때 마당에 직접 네그루 소나무를 심었는데 서지도의 반란으로 재주를 떠돌 때에도 늘 그리워하며 잊지 못하였다. 근 3년 만에 초당에 다시 돌아와 그새 훌쩍 자라난 소나무를 대하고 절로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四松初移時(사송초이시) 네 그루 소나무 처음 옮겨 심을 때

大抵三尺强(대저삼척강) 대략 세 자 정도의 높이였으나,

別來忽三歲(별래홀삼세) 떠난 지 홀연 삼년이 지나고 보니

離立如人長(리립여인장) 나란히 선 채 사람만큼 자라났구나.

會看根不拔(회간근불발) 다만 뿌리 뽑히지 않았나 보았을 뿐

莫計枝凋傷(막계지조상) 가지가 시들었는지는 생각지 못했으나,

幽色幸秀發(유색행수발) 다행히도 그윽한 솔색 무성해지고

疎柯亦昂藏(소가역앙장) 나뭇가지 또한 쭉 뻗어 헌출하구나.

所揷小藩籬(소삽소번리) 작게 대나무 울을 둘러쳐 준 것은

本亦有隄防(본역유제방) 본시 막아 보호하려는 뜻이었으나,

終然掁撥損(종연쟁발연) 끝내 부딪쳐 망가지고 말았으니

得恡千葉黃(득린천엽황) 적잖은 솔잎 누레져 안타깝구나.

敢爲故林主(감위고림주) 내 감히 옛 숲의 주인이 되랴만

黎庶猶未康(려서유미강) 백성들 아직도 편히 살지 못하고,

避賊今始歸(피적금시귀) 역적 피했다 이제 처음 돌아왔더니

春草滿空堂(춘초만공당) 빈 초당에는 봄날의 풀 가득하구나.

覽物嘆衰謝(람물탄쇠사) 사물을 바라보다 퇴락함 탄식하다가

及茲慰淒涼(급자위처량) 이를 대하고 처량한 심정 위로받으니,

淸風爲我起(청풍위아기) 나를 위해 맑은 바람을 일으켜 주어

灑面若微霜(쇄면약미상) 엷은 서리인 양 얼굴을 씻어준다네.

足爲送老資(족위송로자) 노년 보내며 즐길 거리로 삼을 만하니

聊待偃蓋張(료대언개장) 일산처럼 펼쳐져 자라나길 기대하나,

我生無根蒂(아생무근체) 나의 인생이야 뿌리도 꼭지도 없으니

配爾亦茫茫(배이역망망) 너와 짝하는 것 또한 막막하기만 하네.

有情且賦詩(유정차부시) 정이 생겨나서 또 시를 지어봤으나

事跡可兩忘(사적가량망) 일의 자취야 둘 다 잊혀지고 말리라.

勿矜千載後(물긍천재후) 자랑하진 말거라, 천년이 지나간 뒤에

慘澹蟠穹蒼(참담반궁창) 짙푸르게 창공을 감싸게 된다 하여도.


* 이립(離立) : 양립(兩立), 병립(竝立)과 같음.

* 회(會) : 오로지, 다만의 뜻.

* 쟁발(掁撥) : 충돌하다.

* 고림(故林) : 예전 살던 곳의 수풀. 통상 고향을 가리키나, 여기서는 성도 초당을 지칭한 것임.

* 피적(避賊) : 서지도의 반란군을 피해 떠나있던 것을 가리킴.

* 자(茲) : 네 그루 소나무를 가리킴.

* 미상(微霜) : 소나무에 부는 바람이 서리가 약간 내린 것처럼 서늘하다는 뜻.

* 언개(偃蓋) : 일산(日傘) 모양의 수레 덮개.

* 근체(根蒂) : 식물의 뿌리와 과일이 꼭지. 도연명의 〈잡시〉에 “인생은 뿌리와 꼭지도 없이, 길 위의 먼지처럼 나부끼네.”(人生無根蒂, 飄如陌上塵.)라는 구절이 있음.

* 사적(事跡) : 두보 자신이 소나무와 정을 나눈 자취를 가리킴.

* 참담(慘澹) : 짙푸른 소나무의 색을 형용한 것임. * 궁창(穹蒼) : 푸른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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