去蜀(거촉) 촉땅을 떠나가며(五言律詩)
대종 영태 원년(765) 5월, 성도를 떠나며 지은 시. 4월에 검남절도사 겸 성도윤으로 있던 엄무가 갑자기 세상을 뜨자 두보는 상심에 젖어 있다 5월에 배를 타고 현재 호북성 지역인 형초(荊楚) 땅을 향해 출발하였다. 절친했던 엄무의 죽음으로 의지할 곳을 잃은 데다 토번으로 촉땅의 안위가 위태로워져 더 이상 성도에 머물 이유가 없었다. 이에 이전의 계획을 갑작스럽게 실행에 옮기게 된 것이다.
五載客蜀郡(오재객촉군) 성도에서 오년 객지생활하였고
一年居梓州(일년거재주) 재주에서도 일년을 거처하였네.
如何關塞阻(여하관새조) 어쩌다가 관새가 험난하여져
轉作瀟湘遊(전작소상유) 방향 돌려 소상강으로 가게 되었나.
萬事已黃髮(만사이황발) 만사가 이미 누레진 머릿칼 같으니
殘生隨白鷗(잔생수백구) 남은 생은 흰 갈매기나 따르려하네.
安危大臣在(안위대신재) 나라의 안위야 대신에게 달렸으니
不必淚長流(불필루장류) 눈물을 오래도록 흘릴 필요 없으리.
* 오재(五載) : 두보는 763년 서지도의 반란으로 재주(梓州)에서 보낸 해를 제하고 760년부터 765년 까지 대략 5년을 성도에서 거주하였다. * 촉군(蜀郡) : 성도를 가리킴. 사천의 서부 지역으로, 옛날 촉나라가 성도에 도읍했음.
* 소상(瀟湘) : 강물 이름. 소수가 상수로 유입되어 호남성 경내를 흐름. 여기서는 널리 호남 지역을 일컬은 것임.
* 황발(黃髮) : 고령의 노인을 가리킴. 속설에, 나이를 먹으면 처음에 백발이 되었다가 나중에는 다시 누르스름하게 변한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