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絶句(삼절구) (七言絶句)

by 오대산인

三絶句(삼절구) (七言絶句)


대종 영태 원년(765) 겨울, 운안에 머물 때 지음. 3수 모두 촉땅에서 벌어진 동란의 실태와 조정에서 파견한 관군의 만행을 기술하였다.


1

前年渝州殺刺史(전년유주살자사) 작년에는 유주 자사를 살해했으며

今年開州殺刺史(금년개주살자사) 올해에는 개주 자사를 살해하였다.

羣盜相隨劇虎狼(군도상수극호랑) 도적떼 이어져 호랑이보다 해가 심한데

食人更肯留妻子(식인갱긍류처자) 사람들 잡아먹으며 처자식인들 남기랴!


* 유주(渝州) : 지금 사천성 중경시(重慶市). * 자사(刺史) : 주(州)를 다스리는 장관.

* 개주(開州) : 지금 사천성 개현(開縣). 운안에서 백여 리 떨어져 있음. 두 자사가 피살된 것은 역사 기록에 남아 있지 않으나 지방의 반란 군벌세력에 의한 것으로 추정됨.

* 군도(羣盜) : 반란을 일으킨 군벌세력을 가리킴.


2

二十一家同入蜀(이십일가동입촉) 스물 한 집 함께 촉땅으로 들어가려다

惟殘一人出駱谷(유잔일인출낙곡) 단 한 사람 살아남아 낙곡을 빠져나왔네.

自說二女齧臂時(자설이녀설비시) 두 딸과 차마 헤어지던 때 이야기하며

廻頭卻向秦雲哭(회두각향진운곡) 고개 돌려 진땅의 구름 보며 통곡을 하네.


* 입촉(入蜀) : 복고회은(僕固懷恩)이 토번, 회흘 당항을 끌어들여 반란을 일으키자 촉땅으로 피난한 것임.

* 낙곡(駱谷) : 지금 섬서성 주지현(周至縣)의 서남쪽에서부터 양현(洋縣)의 북쪽에 이르는 골짜기. 진(秦)땅에서 촉(蜀)땅으로 연결된 길로, 400여 리에 달하는 멀고 험난한 통로임.

* 설비(齧臂) : 팔을 깨물다. 고통을 참으며 의연히 결별한 것을 일컬음.



3

殿前兵馬雖驍雄(전전병마수효웅) 임금의 금위군 비록 용맹하긴 하여도

縱暴略與羌渾同(종폭략여강혼동) 난폭하게 굴어 당항강 토욕혼과 다를 바 없네.

聞道殺人漢水上(문도살인한수상) 듣자니 한수 인근에서 백성들을 살해했으며

婦女多在官軍中(부녀다재관군중) 많은 부녀자를 관군 진영으로 끌고 갔다네.


* 전전병마(殿前兵馬) : 천자 직속의 금위군(禁衛軍)을 가리킴. 殿은 임금이 있는 궁전을 가리킴. 당시 대종은 환관 어조은(魚朝恩)에게 금군의 지휘를 맡겨 반란군을 평정하게 하였다.

* 강혼(羌渾) : 당항강(黨項羌)과 토욕혼(吐谷渾). 당항강은 중국 서북쪽 소수민족으로 서강족(西羌族)의 한 갈래. 토욕혼은 선비족(鮮卑族)의 한 갈래인 모용씨(慕容氏)의 부족.

* 한수(漢水): 장강의 최대 지류로 섬서성과 호북성을 지나 흐름. 이 구절은 섬서성과 사천성이 접한 지역을 흐르는 한수 인근 지역에서 반란을 평정하러 출정한 금군이 양민을 학살한 것을 가리킴.

* 관군(官軍) : 첫째 구의 ‘금전병마(殿前兵馬)’를 가리킴. 이 구절은 관군이 일반 부녀자를 납치해 겁탈한 것을 가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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