懷錦水居止 二首(회금수거지, 2수) 금강 물가의 거처를

by 오대산인

懷錦水居止 二首(회금수거지, 2수) 금강 물가의 거처를 회상하며(五言律詩)


대종 영태 원년(765) 운안에 머물 때에 지었음. 그 해 5월 두보는 가족과 함께 완화계의 초당을 떠나 배를 타고 동으로 내려왔다. 9월에는 운안에 도착해 현령 엄씨의 수각(水閣)에서 머물렀다. 그 해 9월에 안사 반군 토벌에 공이 있던 이민족 출신 장수 복고회은(僕固懷恩)이 반역을 해 토번, 회흘, 당항(黨項)의 대병을 끌어들여 침략하였다. 중간에 복고회은이 죽은 뒤 곽자의(郭子儀)는 위험을 무릅쓰고 회흘 병영을 찾아가 배은망덕을 질책하며 회유하였고, 결국 당군은 회흘과 연합해 토번을 격퇴할 수 있었다. 또한 윤 10월에는 엄무를 뒤이어 부임한 검남절도사 곽영예(郭英乂)가 한주자사(漢州刺史) 최간(崔旰)과 쟁투를 벌려, 최간이 성도를 습격해 곽영예는 도주하다 피살되었다. 이후 공주(邛州牙將) 백무림(柏茂林) 등이 최간을 토벌해 촉땅이 크게 어지러진 상태였다. 이런 혼란한 정세 속에서 이 시가 지어진 것이다. * 운안은 지금 사천성 운양현(雲陽縣)이다. * 제목의 금수(錦水)는 성도의 금강(錦江)을 가리키며, 거지(居止)는 거처의 뜻으로 완화계에 있던 초당을 가리킴.



1

軍旅西征僻(군려서정벽) 관군은 외진 서쪽으로 정벌 나섰고

風塵戰伐多(풍진전벌다) 촉땅에는 전란의 흙먼지 자욱하구나.

猶聞蜀父老(유문촉부로) 외려 듣자니 촉땅의 노인네들은

不忘舜謳歌(불망순구가) 순임금 잊지 못해 노래한다네.

天險終難立(첨험종난립) 천험에 의지한들 끝내 반란 실패하리나

柴門豈重過(시문기중과) 옛 살던 초당 어찌 다시 찾아가겠나?

朝朝巫峽水(조조무협수) 날마다 흘러가는 무협의 강물은

遠逗錦江波(원두금강파) 머나먼 금강에서 흘러온 물결이건만.


* 서정(西征) : 복고회은(僕固懷恩)이 토번 등 이민족을 끌어들여 침공하자 곽자의(郭子儀)가 서쪽으로 출정한 것을 가리킴.

* 전벌(戰伐) : 촉땅에서 최간(崔旰)을 토벌하느라 발생한 전투를 가리킴.

* 순구가(舜謳歌) : 순임금을 노래하다. 《맹자·만장》, “노래하는 자는 요임금의 아들을 노래하지 않고 순을 노래하였다.”(謳歌者, 不謳歌堯之子, 而謳歌舜.)이란 구절이 있음. 이 구절은 당현종이 안사의 난으로 촉땅에 피난해 왔을 때 외려 촉땅이 평화로웠음을 말한 것임.

* 천험종난립(天險終難立) : 험한 지세를 믿고 할거하려는 세력이 자립하기 어렵다는 뜻. 촉땅의 반란이 결국 평정되리라는 의미임.

* 시문(柴門) : 잡목으로 대충 만든 가난한 집의 문. 완화계 초당을 가리킴.

* 무협(巫峽) : 장강 삼협의 두 번째 협곡. 지금 중경시 무산현(巫山縣)에서 파동현(巴東縣) 유역까지 46킬로미터에 달한다.

* 금강(錦江) : 장강의 상류 지류인 민강(岷江)의 갈래. 두보의 초당이 있던 성도의 완화계는 금강의 하천이었음.



2

萬里橋西宅(만리교서택) 만리교 서쪽에 자리한 초당

百花潭北莊(백화담북장) 백화담 북쪽에 자리한 그 집.

層軒皆面水(층헌개면수) 높은 추녀는 모두 강물 마주하였고

老樹飽經霜(노수포경상) 늙은 나무는 오랜 풍상 겪어왔다네.

雪嶺界天白(설령계천백) 설산은 하늘과 닿아 하얀빛 드러내었고

錦城曛日黃(금성훈일황) 금성은 저녁 햇살에 황금빛 물들었었지.

惜哉形勝地(석재형승지) 안타까워라! 그 아름다운 땅이여.

回首一茫茫(회수일망망) 고개 돌려 보노라니 한결같이 아득하구나.


* 만리교(萬里橋) : 성도 남문 밖의 금강(錦江)가에 있다. 제갈량이 동오로 사신가는 비위(費褘)를 전별한 곳. 비위가 “만리 길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萬里之行, 時于此矣.)고 하여 붙여진 이름임.

* 백화담(百花潭) : 성도성 서쪽의 완화계(浣花溪)를 가리킴. 두보 초당이 그 곁에 세워졌다.

* 설령(雪嶺) : 설령(雪嶺) : 성도 서북쪽에 만년설로 덮인 산. 서산(西山)으로도 불림.

* 금성(錦城) : 성도(成都)의 별칭. 금관성(錦官城)으로도 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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