八陣圖(팔진도) (五言絶句)

八陣圖(팔진도) (五言絶句)

대종 대력 원년(766) 어렴, 두보가 기주(지금 사천성 奉節縣)에 머물 때 지음. 이해 초여름 두보는 기주에 도착하여 서각(西閣) 부근의 제갈무후 사당을 참배하였고 유비의 행궁인 영안궁(永安宮)과 남강 가의 팔진도 유적을 찾아보았다. 팔진도는 제갈량이 봉절현 서남쪽 물가에 돌을 쌓아 설치한 팔진을 가리킴. 팔진은 천(天), 지(地), 풍(風), 운(雲), 용(龍), 호(虎), 조(鳥), 사(蛇)의 기세를 모방한 여덟가지 형태의 전투 대열.

功蓋三分國(공개삼분국) 공훈은 세 나라를 뒤덮었으며

名成八陣圖(명성팔진도) 명성은 팔진도로 이루었도다.

江流石不轉(강류석부전) 강물 흘러가도 돌더미 꿈쩍 않는데

遺恨失呑吳(유한실탄오) 오를 삼키려는 실책 남은 한이 되었네.

* 삼분국(三分國) : 유비의 촉한, 손권의 동오, 조조의 위나라를 가리킴.

* 석부전(石不轉) : 기주의 협곡에 강물이 불면 다른 것들은 휩쓸려가도, 작은 돌을 쌓아 만든 팔진도는 돌더미가 잠겼다 변동 없이 그대로 다시 드러난다고 함.

* 실탄오(失呑吳) : 오나라를 삼키려는 실책. 221년 손권(孫權)이 형주(荊州)를 격파하고 관우를 죽이자, 유비가 제갈량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를 치러 출정했다 참패를 당했음. 그로써 오와 연합해 위에 대항하려던 제갈량의 계책이 틀어지게 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