歷歷(역력) 역력하여라(五言律詩)
대종 대력 원년(766) 가을, 두보가 기주에 머물러 살 때 지음. 지난날을 추억하며 감회에 사로잡혀 있는데, 뜻밖의 역사의 변천과 그로 인한 자신의 고단한 행적을 아울렀다.
歷歷開元事(역력개원사) 역력한 개원 연간의 일들
分明在眼前(분명재안전) 분명하게 눈앞에 떠오르네.
無端盜賊起(무단도적기) 까닭 없이 도적떼 일어나더니
忽已歲時遷(홀이세시천) 홀연 시절 바뀌어 변해버렸네.
巫峽西江外(무협서강외) 서강 밖의 무협에 몸은 있건만
秦城北斗邊(진성북두변) 북두 곁의 장안에 마음 가있네.
爲郎從白首(위랑종백수) 백발 되어 원외랑 노릇을 하다
臥病數秋天(와병삭추천) 가을날 자주 병들어 누워 보내네.
* 개원(開元) : 당현종의 연호. 713년 12월 – 741년 12월.
* 도적(盜賊) : 안록산 사사명 반군을 가리킴.
* 무협(巫峽) : 장강 삼협(三峽) 가운데 하나. * 서강(西江) : 촉강(蜀江)이 서쪽에서 흘러오기 때문에 서강이라 부름. 무협은 서강의 상류에 있음.
* 진성(秦城) : 장안을 가리킴. 북두(北斗) : 별이름. 여기서는 북방을 가리킴.
* 위랑(爲郎) : 대종 광덕 2년(764), 두보는 53세의 나이에 엄무의 추천으로 검교상서공부원외랑(檢校尙書工部員外郞)이 되었음. * 종(從) : 좋을 대로 놔두다, 내버려두다, 상관하지 않는다는 뜻. 이 구절은 자신이 원외랑에 임명되었을 때 이미 늙어 백발이 되었음을 한탄하고 자조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