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縛雞行(박계행) 닭을 잡아 묶다(七言古詩)

by 오대산인

縛雞行(박계행) 닭을 잡아 묶다(七言古詩)


대종 대력 원년(766) 겨울, 기주의 서각에서 지음. 두시 가운데 특이한 취향을 띤 시로, 이해득실을 다 잊고 강물을 바라보는 눈길에 심원한 기탁이 담겨져 있다.



小奴縛雞向市賣(소노박계향시매) 어린 종 닭을 묶어 시장에다 팔려고 하니

雞被縛急相喧爭(계피박급상훤쟁) 꽁꽁 묶인 닭 시끄럽게 울며 난리를 치네.

家中厭雞食蟲蟻(가중염계식충의) 집에서 닭이 개미 잡아먹는 걸 싫어해서라는데

不知雞賣還遭烹(부지계매환조팽) 닭이 팔려가면 도리어 삶아지는 건 알지 못하네.

蟲雞於人何厚薄(충계어인하후박) 사람이 벌레 닭에 어찌 후하거나 박할 것 있나?

吾叱奴人解其縛(오질노인해기박) 나는 책망하며 종에게 묶은 줄을 풀라 하였네.

雞蟲得失無了時(계충득실무료시) 닭과 벌레의 우열 따져본들 끝날 때가 없거늘

注目寒江倚山閣(주목한강의산각) 산중 누각에 몸을 둔 채 찬 강물을 바라보노라.


* 가중(家中) : 집안 식구를 가리키며, 아내를 지칭한 것으로 여겨짐.

* 충계어인하후박(蟲雞於人何厚薄) : “사람이 하필 벌레에게는 후하게 대하고 닭에게는 박하게 굴 것이 있는가?”의 뜻으로, 차별을 둘 이유가 없다는 의미임.

*득실(得失) : 이로움과 해로운. 우월함과 열등함. 좋고 나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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