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麂(궤) 큰노루(五言律詩)

by 오대산인

麂(궤) 큰노루(五言律詩)


대종 대력 2년(767) 기주에 머물러 살 때 지음. 영물시인 동시에 난세에 약하고 힘없는 존재가 폭력 앞에 무참히 희생되는 현실을 풍자하고 있다.



永與淸溪別(영여청계별) 영원토록 청계와는 작별을 하고

蒙將玉饌俱(몽장옥찬구) 진귀한 음식과 함께 차려지게 되었네.

無才逐仙隱(무재축선은) 재주 없어 신선 따라 숨어 살지 못하니

不敢恨庖廚(불감한포주) 부엌에서 요리된들 무엇을 원망하겠나.

亂世輕全物(난세경전물) 난세라 온전한 생물의 목숨 경시하거늘

微聲及禍樞(미성급화추) 작은 명성마저 화가 미칠 원인이 되네.

衣冠兼盜賊(의관겸도적) 사대부도 도적놈의 심보 아울러 지녀

饕餮用斯須(도철용사수) 순식간에 게걸스럽게 잡아먹고 있구나.


* 청계(淸溪) : 사천성 한원현(漢源縣) 남쪽에 있는 관(關) 이름.

* 옥찬(玉饌) : 진수성찬을 가리킴. 이 구절은 사냥으로 잡힌 노루가 요리된 것을 가리킴.

* 미성(微聲) : 작은 명성. 노루 고기가 맛있다는 소문을 의미함.

* 도철(饕餮) : 재물과 음식을 탐한다는 전설 속의 흉악한 괴물. 여기서는 게걸스럽게 먹어치움을 비유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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