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晝夢(주몽) 낮 꿈(七言律詩, 拗體)

by 오대산인

晝夢(주몽) 낮 꿈(七言律詩, 拗體)


대종 대력 2년(767) 봄, 기주에 머물러 살 때 지었다. 나른하여 낮에 졸다가 꿈을 꾸지만, 꿈나라 속의 고향과 중원마저 불안하고 위태로워 심정이 평안하지 못하다.


二月饒睡昏昏然(이월요수혼혼연) 이월에 잠이 늘어 졸면서 지내거늘

不獨夜短晝分眠(부독야단주분면) 밤이 짧지 않건만 한낮에도 잠 오네.

桃花氣暖眼自醉(도화기난안자취) 복사꽃 기색 따스한데 눈 절로 몽롱하고

春渚日落夢相牽(춘저일락몽상견) 봄 물가에 해 지도록 꿈결에 휩싸이네.

故鄕門巷荊棘底(고향문항형극저) 고향 동네는 가시나무에 뒤덮혀 있고

中原君臣豺虎邊(중원군신시호변) 중원의 임금 신하는 맹수 곁에 놓였구나.

安得務農息戰鬪(안득무농식전투) 어찌해야 전란 그쳐 농사에 힘쓰게 되고

普天無吏橫索錢(보천무리횡색전) 토색질하는 관리 하늘 아래 사라지려나!


* 이월(二月) :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춘분(春分)이 있는 달이다. * 혼혼연(昏昏然) : 졸려 정신이 흐리멍텅한 모양.

* 주분(晝分) : 정오(正午). 낮 12시 경.

* 고향(故鄕) : 낙양을 가리킴. 역사 기록에 의하면, 안사 반란 이후 낙양 수벽 리가 다 폐허가 되어 보이는 것은 가시나무 뿐이었다고 함.

* 중원(中原) : 황하의 중하류 지역. * 시호(豺虎) : 백성을 못살게 하는 나라 안팎의 반란군과 이민족, 탐관오리를 가리킴. 앞 구절과 더불어 낮잠을 자다 꿈꾼 내용이다.

* 보천(普天) : 천하와 같음. * 횡색전(橫索錢) : 제멋대로 돈을 요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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