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又呈吳郎(우정오랑) 거듭 오랑에게 줌(七言律詩)

by 오대산인

又呈吳郎(우정오랑) 거듭 오랑에게 줌(七言律詩)


대종 대력 2년(767) 가을 동둔에 살 때 지음. 두보가 직전에 살던 양서(瀼西)의 초당에는 대추나무가 있었는데, 두보는 이웃집 아낙네가 늙고 가난해 마음대로 따다 먹도록 하였다. 이후 초당을 충주(忠州)에서 온 오랑에게 빌려주었는데, 그가 이사한 후 울타리를 쳐놓았다는 소식을 듣고 이 시를 지어 보낸 것이다. 오랑은 두보 집안과 인척 관계이며, 당시 기주의 사법참군(司法參軍)으로 있던 인물로 추정되나 미상.


堂前撲棘任西鄰(당전박조임서린) 서쪽 이웃 맘대로 초당 앞 대추 따가게 함은

無食無兒一婦人(무식무아일부인) 먹을 것 없고 자식 없는 아낙네인 때문이었네.

不爲困窮寧有此(불위곤궁영유차) 곤궁함 때문 아니면 어찌 그런 행동하겠나?

秪緣恐懼轉須親(지연공구전수친) 다만 겁낼까봐 더욱 친절하게 대해 주었네.

卽防遠客雖多事(즉방원객수다사) 멀리서 온 이 경계하느라 괜히 마음 쓰고 있을 터

便揷疎籬却甚眞(편삽소리각심진) 문득 성긴 울이라도 치면 정말 막으려는 줄 알리.

已訴徵求貧到骨(이소징구빈도골) 가렴주구에 가난이 뼛속까지 들었다 호소했거늘

正思戎馬淚盈巾(정사융마누영건) 전란의 고통 생각하자니 옷깃에 눈물 흥건해지네.


* 차(此) : 대추를 몰래 따가는 일을 가리킴.

* 원객(遠客) : 오랑을 가리킴. 배를 타고 충주에서 먼 길을 와서 이렇게 지칭한 것임.

* 융마(戎馬) : 전마(戰馬)와 같음. 전란을 상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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