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岳陽樓(등악양루) 악양루에 올라(五言律詩)
대종 대력 3년(768) 늦겨울 악주(岳州)에서 지었다. 두보는 12월에 호북의 강릉(江陵), 공안(公安)에서 잠시 머물다 호남의 악주로 내려왔다. 처음으로 악양루에 올라 광대무변한 동정호를 조망하다 감격하고, 그에 촉발되어 늙고 병든 채 타향을 떠도는 자신을 돌아보며 다시 한번 격정에 사로잡히고 있다. 명승을 앞에 두고 슬픈 것은 갈 수 없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더욱 자극하기 때문이다.
昔聞洞庭水(석문동정수) 예전에 동정호 들어봤건만
今上岳陽樓(금상악양루) 이제야 악양루 올라왔어라.
吳楚東南坼(오초동남탁) 오와 초는 동남으로 트여 있으며
乾坤日夜浮(건곤일야부) 하늘과 땅 밤낮으로 위에 떠있네.
親朋無一字(친붕무일자) 친구들은 한 글자의 소식도 없고
老病有孤舟(노병유고주) 늙고 병들어 외로운 배에 있노라.
戎馬關山北(융마관산북) 관산 북쪽에는 병마가 치달리나니
憑軒涕泗流(빙헌체사류) 난간에 기대 눈물 콧물 흘리며 우네.
* 오초(吳楚) : 춘추시대 오나라와 초나라 땅. 지금 강소성, 절강성, 안휘성, 강서성, 호북성, 호남성 등지. * 동남탁(東南坼) : 거대한 동정호에 의해 동쪽과 남쪽 두 지역이 나뉘어졌다는 뜻.
* 건곤(乾坤) : 천지와 일월을 의미함. * 일야부(日夜浮) : 동정호가 광활해 하늘과 땅이 그 안에 있고 해와 달도 그 속에서 뜨고 지는 것 같다는 뜻.
* 유고주(有孤舟) :오로지 배가 있어 병든 몸을 의탁하고 있다는 뜻.
* 융마(戎馬) : 전마. 전쟁을 비유함. * 관산북(關山北) : 중원이 여전히 전쟁 상태임을 가리킴. 당시 토번의 침입으로 장안 북쪽 변방이 계속 위태로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