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投簡咸華兩縣諸子(투간함화양현제자) 함양과 화원 두 현의

by 오대산인

投簡咸華兩縣諸子(투간함화양현제자) 함양과 화원 두 현의 여러분에게 편지를 보내다(七言古詩)


현종 천보 10년(751), 당시 장안에 있을 때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 해 가을에 두보는 학질로 백 여일을 앓았으며 겨울에 들어서는 추위와 주림에 시달리며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었다. 이에 인근에 있는 벗들에게 간절히 도움을 청하는 시를 짓게 되었다. * 함양현(咸陽縣)과 화원현(華原縣)은 경조부(京兆府)에 속한 고을이다. * 투간(投簡)은 시로써 서간을 대신해 보낸다는 뜻.


赤縣官曹擁才傑(적현관조옹재걸) 걸출한 재주 지닌 적현의 관리들이야

軟裘快馬當冰雪(연구쾌마당빙설) 가벼운 갓옷 빠른 말로 얼음과 눈에 맞서나,

長安苦寒誰獨悲(장안고한수독비) 장안의 혹독한 추위에 뉘 홀로 슬퍼하는가?

杜陵野老骨欲折(두릉야로골욕절) 두릉의 늙은 나는 뼈가 으스러질 듯 하여라.

南山豆苗早荒穢(남산두희조황예) 남산의 콩싹은 일찌감치 잡초에 파묻혔고

靑門瓜地新凍裂(청문과지신동렬) 청문의 오이밭에선 막 얼어 터지고 말았네.

鄕里兒童項領成(향리아동항령성) 향리의 젊은 애송이들은 안하무인인데다

朝廷故舊禮數絶(조정고구례수절) 조정의 옛 친구들은 교유마저 끊어졌다오.

自然棄擲與時異(자연기척여시이) 시속과 달리 살아 절로 배척을 받고 있으며

況乃疎頑臨事拙(황내소완리마졸) 게다가 우둔해 일을 두고 어찌할 줄 모르네.

饑臥動卽向一旬(기와동즉향일순) 굶주려 누워 꿈쩍 안 한지 열흘이 되어가는데

敝衣何啻聯百結(폐의하시련백결) 헤진 옷은 어찌 다만 백 군데만 기었겠는가.

君不見空牆日色晩(군불견공장일색) 그대들 뵈지 않나? 해지는 텅 빈 담장 안에서

此老無聲淚垂血(차로무성루수혈) 이 늙은이 소리 죽인 채 피눈물 흘리고 있음을.


* 적현(赤縣) : 장안 일대를 가리킴. 본래 경성 인근 천자의 직할지를 가리키는 말. 당현종 때 장안이 소재한 옹주(雍州)를 경조부로 고쳐 불렀으며, 장안을 비롯 22개 현이 속했다.

* 두릉(杜陵) : 지금 섬서성 서안시 동남 지역. 옛날 두백국(杜伯國)이 있던 지역으로, 한선제가 그 동쪽 벌판에 언덕을 쌓고 두릉이라 했으며 사후에 거기 장사지냈다. 두보 선조의 관적이 두릉이었으며 두릉 부근의 소릉(少陵)에 살았으므로 자칭 ‘두릉야노’, ‘소릉야노;라고 불렀다.

* 남산두묘(南山豆苗) : 남산은 종남산을 가리킴. 이 구절은 도연명의 “남산 아래 콩을 심으니, 풀 무성하고 콩싹은 드물다(種豆南山下, 草盛豆苗希)의 시의를 가져다 쓴 것임.

* 청문과지(靑門瓜地) : 청문은 장안성의 동남쪽 대문. 진이 멸망한 후 동릉후(東陵候) 소평(邵平)이 그 부근에서 오이 농사를 지었다.

* 향리아동(鄕里兒童) : 향촌의 젊은이와 낮은 벼슬아치를 낮춰 부른 말. * 항령성(項領成) : 항령은 비대한 목덜미를 가리킴. 소가 목이 두터워져 멍에 끌채를 씌워 부리기 어렵 듯, 사람이 교만함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임.

* 예수절(禮數絶) : 왕래가 끊어졌음을 의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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