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호총마행(高都護驄馬行) 고선지 도호의 청총마 노래(七言古詩)
현종 천보 8년(749) 두보가 장안에서 보낼 때 지은 것. 고도호는 고구려 유민 출신의 장수인 고선지(高仙芝)를 가리킴. 당시 구자(龜茲 : 지금 신강성 보고현 일대)에 안서도호부(安西都護府)를 설치되어 일대 16도독부를 관할하였다. 고선지는 안서도호부의 부도호(副都護)로 있던 천보 6년(747)에 서역의 소발율국(小勃律國 : 카슈미르의 서북부 지역)을 격파하고, 천보 8년에 입경해 현종을 알현했다. 두보는 고선지와 함께 온 말을 흥미롭게 구경하고 이 시를 지었다.
安西都護胡靑驄(안서도호호청총) 안서도호부 고선지 장군의 서역 산 청총마가
聲價欻然來向東(성가훌연래향동) 드높은 성가 속 홀연 동쪽을 향해 찾아왔다오.
此馬臨陣久無敵(차마임진구무적) 이 말은 전장터에서 오래도록 적수가 없었으니
與人一心成大功(여인일심성대공) 주인과 한 마음이 되어 커다란 공을 세웠네.
功成惠養隨所致(공성혜양수소치) 공을 이루고 잘 양육 받다 장군 따라 왔으니
飄飄遠自流沙至(표표원자류사지) 훨훨 날 듯 먼 사막으로부터 여기 이르러 왔네.
雄姿未受伏櫪恩(웅자미수복력은) 마판에 엎드린 채 보살핌 받지 않을 늠름한 자태
猛氣猶思戰場利(맹기유사전장리) 전장에서 공 세울 생각하는 듯한 용맹한 기세.
腕促蹄高如踣鐵(완촉제고여복철) 매끈한 발목 두터운 발굽으로 쇠처럼 땅을 밟거늘
交河幾蹴曾冰裂(교하기취증빙렬) 교하에선 겹겹 얼음장 깨며 얼마나 내달렸을까.
五花散作雲滿身(오화산작운만신) 오색 얼룩무늬는 온 몸에 구름인 양 퍼져 있으며
萬里方看汗流血(만리방간한류혈) 만리 내달린 뒤 피같은 땀이 흐름을 볼 수 있다네.
長安壯兒不敢騎(장안장아불감기) 장안의 장사라는 자들도 감히 올라탈 수 없으니
走過掣電傾城知(주과체전경성지) 번개 보다 빠르게 내달림 온 도성이 알고 있다오.
靑絲絡頭爲君老(청사낙두위군로) 푸른실로 엮은 머리 얼개한 채 님을 위해 늙을 터
何由卻出橫門道(하유각출횡문도) 어이 해야 서역땅 향하는 횡문의 길 나서게 되랴!
* 안서도호(安西都護) : 안서도호부(安西都護府)의 부도호(副都護)로 있던 고선지를 지칭한 것임. * 청총(靑驄) : 청색과 백색의 털이 뒤섞인 준마.
* 류사(流沙) : 중국 서북쪽 사막 지대를 널리 일컬은 말.
* 복철(踣鐵) : 쇠를 밟다. 말발굽이 단단하고 힘이 넘침을 형용한 것임.
* 교하(交河) : 서역의 하천 이름. 교하현에서 흘러나와 고창현을 지나 흘러감. 당나라 때 교하군의 옛성이 신강성의 투루판현에 있었음.
* 오화(五花) : 말의 얼룩덜룩 다채로운 털색을 가리킴.
* 낙두(絡頭) : 말머리에서 재갈에 걸쳐 연결된 장식 끈.
* 횡문(橫門) : 장안성 북쪽에서 서쪽으로 나갈 때 통과하는 문. 광문(光門)이라고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