悲陳陶(비진도) (七言古詩)
현종 천보 15년(756)이자 숙종 지덕 원년인 756년 겨울에 지었다. 그해 9월 성도(成都)로 몽진했던 현종이 재상 방관(房琯)을 영무(靈武)로 파견해 태자 이형에게 황위를 넘겨주었다. 그가 바로 숙종(肅宗)이다. 이어 방관은 군대를 통솔해 안록산을 토벌하고 장안과 낙양을 수복하길 자청하니 숙종이 허락하였다. 10월, 방관은 군대를 삼분해 자신은 남로군을 거느렸다. 21일, 북로군과 중로군은 먼저 안수충 휘하 반군과 진도사에서 교전해 4만 여명이 살상을 당하고 궤멸되었다. 장안에서 억류 중인 두보는 그 소식을 듣고 이 시를 지었다. * 진도는 섬서성 함양현 동쪽 지역으로, 진도사(陳陶斜) 혹은 진도택(陳陶澤)으로도 불린다.
孟冬十郡良家子(맹동십군량가자) 시월에 열 고을 양가집의 자제들
血作陳陶澤中水(혈작진도택중수) 그 피가 진도택의 물이 되고 말았네.
野曠天淸無戰聲(야광천청무전성) 광활한 들판 맑은 하늘에 싸움 소리 사라지고
四萬義軍同日死(사만의군동일사) 사만 의로운 군사가 같은 날 죽고 말았다.
羣胡歸來血洗箭(군호귀래설세전) 반군의 무리 돌아와 피 묻은 무기를 닦고
仍唱夷歌飮都市(잉창이가음도시) 오랑캐 노래 부르며 장안 저자에서 술을 마시네.
都人廻面向北啼(도인회면향북제) 도성 사람들 얼굴 돌려 북쪽 향해 울면서
日夜更望官軍至(일야갱망관군지) 밤낮 관군이 오기만을 다시금 바라고 있네.
* 맹동(孟冬) : 음력 10월을 가리킴. * 십군(十郡) : 서북 지역의 10개 군. 지금 섬서성 일대에 해당함.
* 무전성(無戰聲) : 전군이 패배했음을 의미함.
* 전(箭) : 화살로써 병장기를 지칭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