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宿左省(춘숙좌성) 봄날 문하성에서 숙직하며(五言律詩)
숙종 건원 원년(758) 봄, 장안에서 지었다. 전년 9월에 장안이 수복되었고, 10월에는 숙종이 봉상에서 돌아왔다. 가족을 만나러 부주(鄜州)에 다녀온 두보는 여전히 좌습유로 봉직하고 있었다. 이 시는 좌성, 즉 문하성(門下省)에서 숙직할 때 지은 것이다.
花隱掖垣暮(화은액원모) 날 저물어 궁궐 담장에 꽃들은 숨고
啾啾棲鳥過(추추서조과) 깃드는 새는 짹짹 울며 지나쳐가네.
星臨萬戶動(성림만호동) 별빛이 비추어 궁중 위로 흘러가고
月傍九霄多(월방구소다) 달빛은 가까워 궁전 위가 휘황하네.
不寢聽金鑰(불침청금약) 깨어 있다 금 자물쇠 소리 듣고서는
因風想玉珂(인풍상옥가) 바람결에 옥가 소리인가 착각하네.
明朝有封事(명조유봉사) 내일 아침이면 상서할 것 있기에
數問夜如何(삭문야여하) 밤이 얼마나 이슥한지 자주 묻노라.
* 액원(掖垣) : 궁전 곁의 담장을 가리키는 말. 당대에 문하성과 중서성을 궁전 왼쪽과 오른쪽에 두어 별칭 좌액과 우액으로 분별해 불렀음. 여기서는 작자가 숙직하고 있는 문하성을 가리킴.
* 만호(萬戶) : 궁중의 수많은 문호. 건장궁(建章宮)을 가리킴.
* 구소(九霄) : 하늘의 몹시 높은 곳. 임금이 거처하는 궁전을 비유함.
* 금약(金鑰) : 황궁의 정문인 오문(午門을 잠그는 자물쇠를 가리킴.
* 옥가(玉珂) : 말 굴레에 쓰이는 옥이나 조개로 만든 장식품.
* 봉사(封事) : 상소문을 작성해 밀봉해 올리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