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春宿左省(춘숙좌성) 봄날 문하성에서 숙직하며(五言律詩)

by 오대산인

春宿左省(춘숙좌성) 봄날 문하성에서 숙직하며(五言律詩)


숙종 건원 원년(758) 봄, 장안에서 지었다. 전년 9월에 장안이 수복되었고, 10월에는 숙종이 봉상에서 돌아왔다. 가족을 만나러 부주(鄜州)에 다녀온 두보는 여전히 좌습유로 봉직하고 있었다. 이 시는 좌성, 즉 문하성(門下省)에서 숙직할 때 지은 것이다.


花隱掖垣暮(화은액원모) 날 저물어 궁궐 담장에 꽃들은 숨고

啾啾棲鳥過(추추서조과) 깃드는 새는 짹짹 울며 지나쳐가네.

星臨萬戶動(성림만호동) 별빛이 비추어 궁중 위로 흘러가고

月傍九霄多(월방구소다) 달빛은 가까워 궁전 위가 휘황하네.

不寢聽金鑰(불침청금약) 깨어 있다 금 자물쇠 소리 듣고서는

因風想玉珂(인풍상옥가) 바람결에 옥가 소리인가 착각하네.

明朝有封事(명조유봉사) 내일 아침이면 상서할 것 있기에

數問夜如何(삭문야여하) 밤이 얼마나 이슥한지 자주 묻노라.


* 액원(掖垣) : 궁전 곁의 담장을 가리키는 말. 당대에 문하성과 중서성을 궁전 왼쪽과 오른쪽에 두어 별칭 좌액과 우액으로 분별해 불렀음. 여기서는 작자가 숙직하고 있는 문하성을 가리킴.

* 만호(萬戶) : 궁중의 수많은 문호. 건장궁(建章宮)을 가리킴.

* 구소(九霄) : 하늘의 몹시 높은 곳. 임금이 거처하는 궁전을 비유함.

* 금약(金鑰) : 황궁의 정문인 오문(午門을 잠그는 자물쇠를 가리킴.

* 옥가(玉珂) : 말 굴레에 쓰이는 옥이나 조개로 만든 장식품.

* 봉사(封事) : 상소문을 작성해 밀봉해 올리는 일.

작가의 이전글送鄭十八虔貶台州司戶, 傷其臨老陷賊之故, 闕爲面別, 情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