曲江 二首(곡강 2수) (七言律詩)
숙종 건원(乾元) 원년(758) 늦봄, 두보가 장안에서 좌습유(左拾遺)로 있을 때 지은 시. 두보는 전년에 반군에 패한 재상 방관(房琯)을 구원하는 상소를 올렸다 숙종의 노여움을 사 삼사(三司)의 심문을 받게 됐으나 재상 장호(張鎬)의 구원으로 모면하였다. 비록 간관의 직책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이후 숙종은 줄곧 두보를 멀리했고, 두보는 뜻을 펴기가 어려웠다. 그로 인해 심란한 마음으로 보내던 두보는 어느 봄날 곡강에서 술을 마시며 이 시를 지었다. 곡강은 곡강지(曲江池)로도 불리며, 섬서성 서안시 동남쪽 교외에 있다. 원래 한무제가 조성한 인공 호수로, 당현종 때 대대적으로 정비해 명승 유원지로 이름이 나게 되었다.
1
一片花飛減卻春(일편화비감각춘) 한 조각 날리는 꽃에 봄 기색 줄어드니
風飄萬點正愁人(풍표만점정수인) 나부끼는 만점 꽃잎 정히 시름겨워라.
且看欲盡花經眼(차간욕진화경안) 다 지려하는 꽃을 눈에 담고 싶으니
莫厭傷多酒入脣(막염상다주입순) 많은 술 입에 들어간들 싫어 말아라.
江上小堂巢翡翠(강상소당소비취) 강가 작은 집에는 비취새 둥지를 틀고
苑邊高塚臥麒麟(원변고총와기린) 부용원 곁 큰 무덤엔 돌 기린이 누웠네.
細推物理須行樂(세추물리수행락) 세심히 변화를 살피며 때맞춰 즐기리니
何用浮名絆此身(하용부명반차신) 어이 헛된 명성으로 이 몸 얽어매리오.
* 상다(傷多) : 과다(過多)와 같음. 傷은 지나치게, 몹시의 뜻.
* 비취(翡翠) : 물총새를 가리킴.
* 원(苑) : 부용원(芙蓉苑). 곡강의 서남쪽에 있던 황실의 원림.
* 물리(物理) : 사물의 흥성과 쇠퇴의 이치.
2
朝回日日典春衣(조회일일전춘의) 퇴조한 뒤 날마다 봄옷 맡기고
每日江頭盡醉歸(매일강두진취귀) 매일 강가에서 잔뜩 취해 온다네.
酒債尋常行處有(주채심상행처유) 평상시 가는 곳마다 술빚 있으니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희) 일흔 살 인생도 옛부터 드물었다오.
穿花蛺蝶深深見(천화협접심심견) 꽃 사이 나비는 숨었다가 나타나며
點水蜻蜓款款飛(점수청정관관비) 물 치는 잠자리 느리게 날아간다네.
傳語風光共流轉(전어풍광공류전) 봄빛에게 말 전하네, 함께 놀러 다니며
暫時相賞莫相違(잠시상상막상위) 잠시나마 같이 즐기고 어긋나지 말라고.
* 전춘의(典春衣) : 봄옷을 전당(典當) 잡히다. 봄에 봄옷을 맞기니 매우 궁한 상태임을 말한 것이다.
* 행처(行處) : 도처(到處)와 같음.
* 심심(深深) : 꽃 속 깊은 곳에 펄럭거리며 나는 모양.
* 관관(款款) : 더딘 모양.
* 풍광(風光) : 아름다운 봄날의 경치를 가리킴.
* 공유전(共流轉) : 나비, 잠자리와 함께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놀자는 뜻.
* 막상위(莫相違) : 갑자기 가버려서, 때 맞춰 즐기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없게 하라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