潼關吏(동관리) (五言古詩)
삼리(三吏), 삼별(三別) 가운데 한 수.
동관은 섬서성 위남시(渭南市) 동관현의 북쪽에 위치한 천혜의 험요지로서, 동쪽 낙양에서 서쪽 장안으로 향해갈 때 지나는 통로이다. 방어전을 치루기에 유리한 곳이지만, 처음 안록산 반군과 동관에서 대적할 때 가서한의 작전 실패로 동관이 격파되면서 순식간에 장안까지 함락되었다. 낙양을 다녀온 두보는 신안과 석호촌을 거쳐 이제 동관에 이르러 이 시를 남겼다. 전과 같은 실패 없이 동관을 확고히 방비해 다시는 반란군이 넘보지 못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절실하다.
士卒何草草(사졸하초초) 병사들 어찌 그리 노고로운가?
築城童關道(축성동관도) 동관 길목에 성을 쌓고 있구나.
大城鐵不如(대성철불여) 큰 성은 강철도 그만 못하며
小城萬丈餘(소성만장여) 작은 성은 만 길이 넘을 듯 하다.
借問潼關吏(차문동관리) 동관의 아전에게 물어보았네.
修關還備胡(수관환비호) “동관을 보수하면 반군을 막아내겠소?”
要我下馬行(요아하마행) 나에게 말에서 내려 걷게 하더니
爲我指山隅(위아지산우) 나를 위해 산모퉁이를 가리켜주네.
連雲列戰格(련운렬전격) “잇달은 구름인 양 장애물 줄지었으니
飛鳥不能踰(비조불능유) 나는 새도 넘어가지 못할 겁니다.
胡來但自守(호래단자수) 반군이 와도 다만 지키면 되니
豈復憂西都(기부우서도) 어찌 다시 장안을 걱정하겠습니까?
丈人視要處(장인시요처) 어르신께선 저 요해처를 보시지요.
窄狹容單車(착협용단거) 비좁아 수레 하나 겨우 다닐 만 하지요.
艱難奮長戟(간난분장극) 급박할 땐 긴 창을 휘두르면 되니
萬古用一夫(만고용일부) 영원히 한 명으로도 지켜낼 수 있지요.“
哀哉桃林戰(애재도림전) 애통하여라! 도림에서 싸울 때에는
百萬化爲魚(백만화위어) 백만 군사가 물고기 밥 되고 말았네.
請囑防關將(청촉방관장) 동관 방비하는 장수에게 부탁하나니
愼勿學哥舒(신물학가서) 신중히 하여 가서한일랑 본받지 마오.
* 초초(草草) : 힘들게 일하는 모양.
* 전격(戰格) : 적을 공격을 막을 목책을 가리킴.
* 도림(桃林) : 도림새(桃林塞)를 가리킴. 함곡관과 동관 사이의 천연 요새. 현종 천보 15년(756) 6월, 가서한이 20만의 군사를 거느리고 반군을 막고 있다가 양국충의 재촉으로 전투를 벌여 패배했으며 수만의 병사가 황하로 추락해 사망하였다. 이후 동관이 함락되고 반군이 장안으로 입성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