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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婚別(신혼별) (五言古詩)

by 오대산인

新婚別(신혼별) (五言古詩)


삼리(三吏), 삼별(三別) 가운데 한 수.

앞의 〈신안리(新安吏)〉와 같은 시기에 지은 시. 결혼한 이튿날 신랑이 징병되어 하양(河陽) 전선으로 끌려가게 된 사정을 읊었으며, 신부의 입을 빌어 정황을 설명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兎絲附蓬麻(토사부봉마) 새삼이 다북쑥과 삼에 붙어 자라면

引蔓故不長(인만고부장) 덩쿨이 길게 뻗어나가질 못한답니다.

嫁女與征夫(가녀여정부) 출정하는 병사에게 딸을 시집보냄은

不如棄路傍(불여기로방) 길가에 내버리는 것만 같지 못하지요.

結髮爲君妻(결발위군처) 머리에 쪽지고 그대 아내 되었지만은

席不煖君牀(석불난군상) 그대 자리한 침상 따뜻해질 겨를 없으니,

暮婚晨告別(모혼신고별) 저녁에 혼례하고 아침에 고별을 하니

無乃太怱忙(무내태홀망) 너무나도 갑작스럽지 아니 한가요!

君行雖不遠(군행수불원) 그대 가시는 길 비록 멀지는 않아

守邊赴河陽(수변부하양) 하양으로 가서 변방을 지킨다지만,

妾身未分明(첩신미분명) 저의 처지 아직 분명치를 않으니

何以拜姑嫜(하이배고장) 어떻게 시부모님께 절을 올리겠나요.

父母養我時(부모양아시) 부모님이 나를 기르실 적에

日夜令我藏(일야령아장) 밤낮 나를 깊은 규방에 있게 했는데,

生女有所歸 (생녀유소귀) 딸을 낳았으니 시집을 보내야만 하니

雞狗亦得將(계구역득장) 닭과 개라도 그렇게 따라야만 하지요.

君今往死地(군금왕사지) 그대 지금 사지로 나아가게 됐기에

沈痛迫中腸(침통박중장) 아픔이 가슴 속을 옥죄어 오는데,

誓欲隨君去(서욕수군거) 결단코 그대 따라 나서고자 했지만

形勢反蒼黃(형세반창황) 사정을 살펴보니 다급하기만 하군요.

婦人在軍中(부인재군중) 부녀자가 군영 중에 있게 되면은

兵氣恐不揚(병기공불양) 사기를 떨치지 못할까 염려되오니,

勿爲新婚念(물위신혼념) 신혼인 것을 마음에 두지 마시고

努力事戎行(노력사융행) 군대의 일에나 힘을 쓰세요.

自嗟貧家女(자차빈가녀) 스스로 탄식하기는, 가난한 집 딸로

久致羅襦裳(구치라유상) 오랜 시간 들여 비단옷 만들었건만,

羅襦不復施(라유불부시) 비단 옷 다시는 입지 못할 것이니

對君洗紅粧(대군세홍장) 그대 마주해 화장도 씻어버리리.

仰視百鳥飛(앙견백조비) 고개 들어 온갖 새들 나는 걸 보면

大小必雙翔(대소필쌍상) 크건 작건 꼭 짝을 지어 날아가는데,

人事多錯迕(인사다착오) 인간사는 어긋나는 경우 많기도 하여

與君永相望(여군영상망) 그대와 기리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 토사(兎絲) : 새삼. 한해살이 기생식물로, 넝쿨을 뻗어 숙주 식물에 의지해 성장한다. 신부 자신을 비유한 것이다. * 봉마(蓬麻) : 쑥와 삼. 신랑을 비유한 것임.

* 결발(結髮) : 성혼을 의미함. 옛날 신혼 초야에 남녀가 머리를 묶는 풍습이 있었음.

* 하양(河陽) : 하남 맹현(孟縣)의 서쪽. 곽자의의 군대가 주둔해 방비하고 있던 곳.

* 첩신미분명(妾身未分明) : 옛날 예제에 출가하고 삼일에 시댁의 사당과 조상 묘에 고한 뒤 며느리로 신분이 확정되었다.

* 고장(姑嫜) : 시어머니와 시아버지.

* 귀(歸) : 여자가 출가함을 가리킴.

* 득장(得將) : 반드시 따르며 순종하다. 이 구절은 일단 시집을 가면 남편에게 순종하며 한 평생을 같이 살아야 한다는 비유임.

* 창황(蒼黃) : 큰 변화가 생겨 형세가 바뀌어짐을 의미함. 여자가 군영에 있게 되면 사기에 악영향이 있을까 우려됨을 말한 것.

* 나유상(羅襦裳) : 시집갈 때 입는 비단 옷을. 유는 짧은 옷, 상은 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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