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어버이날, 생일

기대

by 김경애

가정의 달 5월은 참 행사가 많은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석가탄신일과 내 생일이 있다. 내 생일은 다름아닌 어버이날이다. 우리 집은 생일이라고 해서 선물을 챙기거나 하는 분위기는 아니어서 어머님이 음력생일에 미역국을 끓여주셨고 나는 어버이날을 챙겼었다. 결혼 후에는 생일이 있는 주말이면 항상 시댁을 간다. 우리 부모님도 챙겨야해서 생일이 더 바빠졌다. 그러다 보면 내 생일은 자연히 뒷전이 된다.


나는 티라미수를 좋아하는데 어버이날이라고 베이커리마다 케잌이 동이 나서 내 생일에 티라미수를 먹어본 적이 없다. 같이 수영을 배우는 친구가 앙금플라워가게를 하는데 모임에 만들어 온 꽃케잌에 반해서 내 생일날 주문을 했다. 그런데 어버이날 기념인 줄 알고 빨간카네이션으로 장식된 케잌을 만들어서 다시 만들어주었던 일도 있었다.


내가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나도 어버이가 되었다. 이제 아이들이 좀 크니 편지도 받고 키링, 동전지갑 선물도 받고 대접받는 재미가 쏠쏠하다. 1년에 2번은 공식적으로 대접받을 수 있는 날인데 나는 한날이라 1년에 한번 밖에 대접받지 못하는 것도 못내 아쉽다.


어렸을 때처럼 생일이 기대되거나 달가운 것만도 아니다. 어느새 만으로 마흔여덟번째 우리나이로는 50세다. 지천명.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라고 하는데 글쎄 과연 하늘의 뜻이라..? 지금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내 감정을 끌어안는 것, 내 의지를 하늘의 뜻에 맡기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날이 가고 나이는 늘어가고 신체도 노화되지만 마음은 조금씩 하늘의 뜻에 가까워지는 내가 되기를 50세 생일을 맞은 내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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