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

행동의 에너지

by 김경애

어제 첫 번째 수업이 있는 요양원에서 관리자가 "대표님이 오신댔는데 어르신들이 건강이 안 좋으신 분들이 있어 많이 못 오셨다"라며 안타까워하기에 누가 오시나 했더니 우리 사무실 대표가 방문했다. 수업을 진행하는 중에 대표님이 들어오기에 반가운 마음에 눈인사하고 영업 관리차 왔나 보다고 생각하고 수업을 계속했다.

이 요양원은 내가 가는 기관 중에 어르신들의 치매 상태가 깊으셔서 한쪽에서는 '으어-----'소리를 내시고 한쪽에서는 교구를 자꾸 먹어서 '엡테!'하며 받아내곤 하는 곳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수업이 매끄럽게 진행될 리 없었다. 그래도 요양보호사님들이 도와주셔서 최대한 쉬운 작업으로 천천히 수업했다. 우리 사무실에서 온 대표이니 아군이지만 그래도 참관인이 있으니 조금 더 긴장되기는 했다. 수업이 끝난 후 강사 출근부에 서명하고 나오는데 대표와 마주쳐 내 교구 짐을 차에 들어다 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표는 빨리 나오려고 했는데 센터장과 얘기하느라 늦었다며 대화를 시작했다. 대표가 도입 부분이 중요한데 도입 부분을 못 보았다기에 나는 날씨와 날짜에 대해 얘기하는데 이 센터는 어차피 대답하실 수 있는 어르신이 별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표는 "요양보호사님이 잘 도와주셔서 그래도 그렇게 정신없지는 않았지만…." 하고 말끝을 흐리더니 다른 선생님들하고 비교를 해봐야 할 것 같다는 것이다. 아군인 줄 알았던 대표가 적군이었던 것이다. 나는 수고하셨다는 인사 정도 들을 거라 예상했지 수업에 대한 평가를 할 줄은 몰랐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 10월부터 9개월간 일하면서 단 한 번도 참관을 온 적이 없었다. 나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평가에 영 마음이 찜찜했다.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갔다. 그리고 가장 걸리는 것은 두 달 전 새로 시작한 센터의 클레임이었다. 그 이후로 사무실에서 나를 대하는 것이 전 같지 않음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소통을 잘하지 못했던 나의 불찰이니 내가 감당해야 한다고 나를 단두리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대표가 수업을 평가하기 위해 처음으로 참관을 왔는데 게다가 평가도 호의적이지 않으니 계속 불편감만 커갔다.


그리고 오늘 비폭력 대화 수업에 참여했다.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 때의 에너지(동기)는 두 가지 부류가 있다고 한다. 한 가지는 두려움, 죄책감, 수치심, 의무 & 책임감, 보상받기 위해서이고 다른 한 가지는 자신과 다른 사람의 삶을 멋지게 만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나의 불편감은 책임감과 죄책감, 두려움에서 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다른 부류의 에너지(동기)를 선택하고 싶어졌다. 나와 어르신들의 삶을 멋지게 만들기 위해서라는 에너지(동기)를 말이다. 내 수업에 대한 평가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나와 타인의 삶을 멋지게 만들고 싶은 내 행동의 에너지를 선택하며 결말이 날 때까지 일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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