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고마워'가 만드는 관계의 온도
머리가 너무 지저분해져서 미용실에 갔다.
혼자 생각하기에,
나는 나이가 들어 보이는 게 오히려 잘 어울리는 직업인데...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것 같아서 염색을 안 하고 버텨왔다. ㅎㅎㅎ
그런데 이제는 흰머리가 신경 쓰이는 것이.. 더 이상 어려 보이지 않겠구나 싶었다.
머리카락을 자르고 염색을 시작했다.
미용실에서의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고,
머리를 하는 중간에 아이를 학원에 보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안한데, 엄마 머리가 아직 안 끝났어. 혹시 혼자 걸어갈 수 있을까?”
아이는 잠시 고민하더니
“응, 알겠어.” 하고 웃었다.
나는 “고마워.”라고 했다.
전화를 끊자
미용실 사장님이 말했다.
“자녀랑 미안해, 고마워 말하는 거 쉽지 않은데 서로 참 예쁘네요.”
아이와 자주 쓰는 말이었는데
'미안해', '고마워'라는 말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아이 학원이 끝날 시간이 되었길래 다시 전화를 했다.
미안하지만 머리가 아직 안 끝나서 걸어서 미용실로 와 달라고.
사장님은
“엄마랑 아이가 너무 보기 좋아요.” 하시더니
간식을 사 먹으라며 아이가 오자 오천 원을 손에 쥐여주셨다.
머리 값을 오천 원 깎아주신 셈이다.
기분 좋게 머리를 하고 돌아왔는데
그날 이후로 우리 가족들은
나를 ‘초코송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여운 한 문장
서로를 기다려주는 말 한마디가, 관계의 온도를 바꾼다.
with 냉철한 소금통
#육아 #미안해 #고마워 #유쾌한 후추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