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이야기하는 집의 규칙
우리 가족은 주말마다 가족회의를 한다.
처음부터 거창했던 건 아니다.
어느 날부터 자연스럽게
주말이면 식탁에 앉아 이번 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조금 의욕이 앞섰다.
태블릿을 꺼내 회의 내용을 기록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주말마다 그렇게 꼼꼼하게 정리하는 건
우리 가족에게는 조금 빡빡했다.
그래서 지금은 훨씬 단순하다.
아빠 출장 이야기,
엄마 일정 이야기,
아이들 일상 이야기.
그 주에 있었던 소소한 일들과 앞으로 있을 일들을 그냥 편하게 나눈다.
며칠 전 문득 아이에게 물어봤다.
“가족회의 하고 나면 어때?”
아이는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좋아.
가족회의 하면 중요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아.”
그 말을 듣고 조금 웃음이 났다.
어쩌면 아이에게 가족회의는
자신도 중요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가족의 한 사람이라는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집에는 대화를 할 때 지키는 작은 규칙이 하나 있다.
한 사람이 이야기할 때 다른 사람은 기다린다.
아빠와 엄마가 이야기하고 있을 때
아이가 말을 하고 싶어 하면 이렇게 말한다.
“아빠랑 엄마가 지금 이야기 중이야. 조금만 기다려 줄래?”
내가 둘째와 이야기하고 있을 때 첫째가 말을 하고 싶어 하면
또 이렇게 말한다.
“엄마가 지금 ○○이랑 이야기하고 있어. 조금만 기다려 줄래?”
그러면 아이들은 조금 기다렸다가 말한다.
물론 기다리다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까먹는 일도 종종 있다.
그럴 때면 조금 속상해하기도 한다.
그래도 괜찮다.
대화에도 순서가 있다는 것.
그리고 기다리는 시간도 대화의 일부라는 것을
조금씩 배우는 중이니까.
심리학적 해설
가족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아이에게 ‘나는 이 가족의 중요한 구성원이다’라는 소속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대화의 순서를 기다리는 경험은
아이의 자기 조절력과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우는 작은 연습이 된다.
여운 한 문장
가족회의는 기다림을 배우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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