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는 매년 꼬박꼬박, 내 검사는 42세 첫 스타트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마흔둘이 되어서야 첫 건강검진을 받았다.
그 전까지는 매일 수많은 환자들에게
“검진 꼭 하셔야 해요. 초음파도 같이 해보시는 게 좋아요.”
그렇게 말해놓고, 정작 내 몸 안은 하나도 들여다보지 않았던 것이다.
왜 그랬을까?
바쁘니까? 아이 키우느라?
무의식 중에 겁나서?
이유를 하나만 꼽을 수는 없지만, 결국은 ‘나는 아직 괜찮겠지’라는 이상한 자신감이었고, ‘시간 나면 하자’ 하다가 수년이 흘러버린 습관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진짜 용기를 내어 검진을 받았고, 그 결과지는 나를 멈칫하게 만들었다.
** 검진 결과, 나만의 충격 스토리
유방 초음파에서 먼저 경고가 왔다. 결절이 많다고 했다. 그것도 ‘더글더글’하게. 소견서엔 ‘대학병원 정밀검사 권유’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환자에게 “정밀검사 한번 받아보세요” 하던 그 말이, 그 순간 나 자신에게 돌아왔다. 다행히 암은 아니었지만, 그때부터 유방 관련 검사는 절대 가볍게 지나치지 않기로 했다.
다음은 자궁경부암 검사였다. 이상 소견이 반복되었고, 결국 대학병원 조직검사까지 이어졌다.
며칠간 기다리는 동안, 내 안의 불안은 진료실 환자 대기실보다 더 컸다.
“혹시 몰랐던 무언가가 커져 있었으면 어떡하지?”
그 물음이, 나를 환자로 만들었다. (다행히 결국 암은 아니었다.)
이뿐만 아니었다. 갑상선엔 결절이 오밀조밀했고, 담낭엔 용종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자궁근종은 7cm 넘는 아이들이 단체로 모여 있었다.
검진 담당 의사는
“선생님, 이건 그냥... 수술 스케쥴을 한번 짜시죠.”
라는 말투로 내가 놓친 몸의 신호들을 짚어주었다. 그런데 무서운 건, 이런 문제들이 별 증상 없이 조용히 자란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이렇게 말한다.
“의사도 자기 검사를 놓치면, 환자보다 더 위험할 수 있어요. 바쁜 엄마일수록, 검사 꼭 받으세요.”
이 말은, 이제는 나 자신에게 가장 먼저 건네는 말이 되었다.
** 왜 검진이 중요한가 — 작은 검사로 예방 가능한 것들
사실 많은 질환은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다. 그러나 정기적 검진은 이런 ‘잠복병’을 조기에 포착할 기회를 준다. 예를 들어, 위·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은 검진 제도를 통해 암 특이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가 확인되었다⁽¹⁾.
우리나라는 40세 이상 여성에게 2년 간격 유방촬영술 및 임상진찰 검사를 권고하고 있으며, 이 검사가 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 전환율을 높인다는 근거가 있다⁽³⁾. 또 자궁경부 세포검사(Pap 검사)는 이상 세포를 미리 발견하여 자궁경부암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정기 검사로 자궁경부암 사망률을 최대 약 80%까지 줄일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⁴⁾.
일반 건강검진(혈액 검사, 간기능, 신장 기능, 당뇨 지표, 지질 수치 등)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 시작을 빨리 할 수 있게 한다는 연구들이 있다⁽⁵⁾.
물론 검진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과잉진단(overdiagnosis), 위양성(false positive) 결과로 인한 불안, 불필요한 추가 검사·침습 시술의 위험성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⁶⁾.
하지만, 적절한 기준과 전문가 상담 하에서 진행되는 검진은 ‘검진하지 않음’보다 더 많은 생명을 살릴 가능성이 크다.
“검진을 권유받는 순간이야말로, 내 몸이 나에게 보내는 기회다.”
**시간도 없고, 귀찮기도 한 당신에게 드리는 조언
바쁜 워킹맘, 시간이 모자라는 일상 속에서 검진 예약 하나 잡는 것도 부담일 수 있다.
어디 아픈 건 아니니까 미뤄도 괜찮겠지, 병원 가면 귀찮고 스트레스야… 이렇게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검진을 받지 않아 놓친 작은 병 하나가 나 자신뿐 아니라 가족에게 주는 부담이 훨씬 클 수 있다. 검진은 내 몸과 내 가족을 아끼는 가장 작은 투자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제안한다.
✓미리 연차 일부를 ‘건강검진용 시간’으로 확보해 두기
✓가까운 검진센터 또는 병원의 일요일·휴일 검사 여부 확인하기
✓의사와 상담해서 필요한 여러 검사를 한 번에 받기
✓가족과 함께 검진 받기 → 동반 동기 부여 형성하기
이런 방식으로 검진을 ‘일정 속 이벤트’로 미리 넣어두면, ‘시간이 없어서’라는 핑계는 조금씩 사라진다.
여기에서 검진 꿀팁 하나!
**꼭 해야 할 필수 검진 리스트 (여성, 40~50대 기준):
위, 대장내시경
유방 초음파
자궁경부세포검사
갑상선 초음파
복부 초음파 (간, 담낭, 신장 등)
내장지방 체크를 위한 체성분 검사
기본 혈액 검사 (당뇨, 고지혈증 포함)
바쁘다고, 무섭다고 미루지 말고, 정기적으로! 반드시! 받아야 한다.
*각주
1) General health checks in adults for reducing morbidity and mortality
2) Current Status of the National Cancer Screening Program,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 & Public Health (Korea)
3) Screening for breast cancer with mammography in Korea — detection rates & national guidelines. BioMed Central
4) Pap test screening reduces cervical cancer incidence & mortality up to ~80%
5) General health checks help detect risk factors early and reduce morbidity/mortality
6) Screening: advantages, disadvantages, overdiagnosis concerns. NC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