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지표
추억한담
통지표의 추억
여름방학 시작과 같이
받아오는 성적표.
그 때는 통지표라 불렀다.
수우미양가의 순서
이 때부터 인생의 등급표를
발급받기 시작한다.
그러나 한자의 의미로는
어느 것 하나 나쁜것이 없다.
국민(초등)학교 시절,
흰색 16절지 성적표를 받으면
秀, 優, 美, 良, 可 부터 따져 보았죠.
秀를 받으면 기분이 아주 좋았고
優, 美는 보통
良, 可엔 울상이었던
철부지 그 시절이 있었죠.
그러나 나잇살이나 먹은(?) 지금
새삼 옥편을 뒤적여보니..
秀는 빼어남.
優는 넉넉함.
美는 아름다움.
良은 어짊.
可는 옳음이 아닌가?
어느 한 글자 나쁜 뜻이 아닌데
왜 나는 빼어남과 넉넉함만을 좋아하고
어짊과 올바름을 그토록 싫어했을까?
잘 나고 돈 많은 것만 좋고
착하고 올바른 것은
나쁘단 말인가?
다섯 글자는 나름대로
다 좋다는 걸 그때 왜 몰랐을까?
흰 머리가 듬성 듬성해진 지금
그 성적표의 의미를 조금 알 듯도 하다.
나는 아직도 그때 그시절 성적표처럼
'수우미양가'(秀, 優, 美, 良, 可) 부터
따져 보고있지는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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