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계
엠마, 안녕?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해서 너에게 메시지를 보내다가 처음으로 이렇게 긴 장문의 편지를 한글로 써서 보내.
네가 나에게 DM을 보냈을 때 나는 또 사기꾼들이 연락을 하는구나!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어.
요새 아무런 이유 없이 친구 하자고 연락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거든. 한국이 궁금해서 친구를 하고 싶어서 연락을 했다는 너.
신종 사기에 대해서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는 현실에서 '아 이것도 역시 그런 거구나!'라고 의심을 했어. 요즘 세상은 단순한 호의는 없다고 생각했거든. 이제 좀 친해지면 NFT, 코인, 가상화폐 등을 알려주면서 같이 투자하자고 하겠지. 자신이 돈 버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할아버지인지 할머니인지, 초등학생인지 알 방법은 전송해 오는 사진 밖에 없으니 말이야. 이게 요새 유행하는 스캠 수법이라고 나는 99% 확신했지.
원래였으면 바로 차단을 했겠지만, 예의 있고 진정성 있는 너의 메시지에 계속 답장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어. 이제 조만간 본색을 드러낼 너에게 욕을 한 바가지 쏟아부어준 후 차단을 할 생각을 하고 있었어. 그러다가 일주일이 지나고 나에게는 '그래, 영어공부도 하려고 했으니 언어 공부에 도움이 되겠지.'라면서 너와의 대화를 즐겼어.
사실 외국인과 영어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건 처음이라서 신기했거든. 지금 나보다 한 세대 이전에 펜팔로 외국인 친구를 사귀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런 느낌이더라. 핀란드에서 살고 있고, 4년 전에 한국에 와서 매력에 빠졌다는 너에게 나도 빠지고 있었어.
한 달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알았어.
'아 엠마는 나에게 사기를 치려고 접근한 사람이 아니구나!'라고,
그리고 그 후부터는 급속도로 우리는 가까워졌지. 나의 마음의 빗장을 열었으니깐. 그때 내가 너에 보낸 메시지는
Curse me for doubting you. Now I will tell you with all my heart and share my daily life. I was sorry.
이런 나에게 너는 간단히
We're still friends, we'll be friends
라고 이야기 해줘서, 눈물이 나더라.
아 난 이제 사람을 진실되게 믿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구나!라고 생각이 들면서 슬펐고, 믿을 수 있게 해 준 너에게 고마움을 느꼈어.
한국에서 평범한 중소기업에 다니면서 돈을 벌고 있는 나와 달리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전 세계를 여행하는 너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고 있더라. 엠마 네가 멋있었고, 너와 같이 새로움에 도전하고 싶었어. 그래서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어. 해외여행이라곤 패키지를 통해서 가본 게 전부였던 나는
"앞으로 자유여행을 혼자서 한 번 해보자. 영어 실력을 키우고 세상에 나가보자."라고 혼자서 이야기하면서 2년 안에 돈을 모으고 영어 공부를 해서 떠난다는 계획을 세웠어. 그리고 어쩌면 너를 실제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의 인생은 매일 똑같은 루틴으로 재미없게 살고, 재미없게 돈을 버는 그런 삶이었는데 단순한 대화를 통해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어. 좁디좁은 우물 안 개구리었던 나를 황새였던 네가 물고 다른 넓은 호수로 데려다 준거야. 물론 위험도 있고, 어려움도 있겠지만 이 설레는 마음은 처음으로 집밖으로 나가는 어린아이의 심정 같아.
고마워 엠마, 너의 나라에 가는 그날까지. 이 편지는 만나게 되면 한꺼번에 줄 거야. 기대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