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 어둠을 타고 내려오는
새벽 네 시 십일 분, 빨간 눈동자는
꽉 막힌 검은 심장을 붙잡고
쿠션 좋은 하얀 신발에
발을 억지로 구겨 넣는다.
달리면서
구멍 난 폐에서 심장으로
차가운 공기를 밀어 넣는다.
달리고
또 달려
도착한 곳,
검은 강이 내려다보이는 그곳.
검은 소용돌이가
다시 구멍 난 폐를 메우고
심장을 천천히 잠식한다.
빨간 눈동자는
어느새 검게 덧칠되어
더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
발밑의 소용돌이를 향해
작은 걸음으로
발을 내민다.
한 발자국만 더 가면 시린 외로움이 사라질까.
이 답답한 가슴은 더 이상 무겁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발을 내딛을 용기를
기다리면서
.
.
.
그때,
고요 속에서 그녀가 읊어주던
「아이에게」가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발을 다시 거둔다.
물소리가 그녀의 목소리로
바뀌는 순간,
“외로움이 커질 때 다시 찾을게.”
나의 어둠을 다시
하얀 신발 속에 가두고
조용히 달리며 물소리에
귀를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