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으로
잠 못 드는 날아 늘어난다.
늘 그렇듯 불면은
몸으로 나타난다.
눈을 감아보아도
잠은 오지 않고
통증이 말라비틀어진 나무의 뿌리로 자란다.
머리에 밤이
어깨에 밤이
무릎에 밤이
하나씩 생겨나
나는 서서히 고목나무가 된다.
한밤중의 어둠이
나의 몸에 내려앉으면
속에서부터 썩어가고
아침이 오면
아픔을 그대로 매달고 서 있다.
넘어지지도 못한 채
서 있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갈라진다.
한때는
너의 그늘을 만들어준다고 했던
나무였던가?
누군가의 피로를 받아
잠시 숨을 돌리게 하던 가지였을까.
지금은 살 속까지 말라
바람만 스쳐도
아픔이 전해져 온다.
이미 떠난 작은 새는
이 나무의 아픔을 모른 채
파란 하늘로 날아가고
나는 남은 힘으로
가지 하나 흔들어 인사를 한다.
그 인사는
조금씩 무너져 내려
땅으로 떨어진다.
그래도 바람에 실어
말 한마디 남긴다.
이제 썩어버린 이 고목나무가 아닌
아픔 없는 나무에서
편히 쉬어가라고.
나는 이대로
몸이 먼저 무너져
장작이 되거나
흙으로 돌아가겠지만
끝내 밑둥 하나 남는다면
누군가 아파서
잠들지 못한 밤에
잠시 앉아
몸을 기대는
의자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통증을 견디는 지금...
고목나무의 몸으로
그 밤을
조금이라도 대신 아파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