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나타나는
것이었다.
비가 예보되지 않아도
약속되지 않아도
계절처럼 돌아오는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가을이 되어주고 싶었다
향긋한 봄이고 싶었다
너에게
언제나 나타나주는 계절이고 싶었다.
네가 지칠 때
외로울 때
아무 이유 없이 올 수 있는
하지만 이제
나는 위협이 되었다
내가 다시 가면
너에게는 혹한일 것이고
견딜 수 없는 여름이 될 것이다
따뜻하지도
적당하지도 않은 계절
봄도 가을도 되지 못한 나는
갈 수 없다
가고 싶은 마음만
공기처럼 남긴 채
.
.
.
그래서 두렵다
이렇게 오지 못하다가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지는 계절이 될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