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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케니 Aug 14. 2021

우리 집 강아지(고양이) 피부는 지성? 건성? 복합성?

털북숭이 가족과 함께 살아가며 생기는 흔한 오해-16

여러분들은 본인이 쓰는 화장품을 선택할 때 피부 타입을 보고 고르시나요? 여러 화장품 가게에선 건성, 지성, 민감성, 복합성 이렇게 4개로 나누어서 그에 맞는 제품을 권해요.

그런데 사람에서 4가지 타입으로 나누는 방법은 한 화장품 회사에서 시작한 거라고 해요. 하지만 이 방식이 워낙 오래전에 도입된 개념이라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세분화되어 있지 않아요.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한 피부과 전문의가 16가지 타입으로 나누는 방식을 제안하였고 현재 일부 피부과나 화장품 업체에서 이 방식을 쓰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 강아지에게선 이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가 없어요. 모든 피부가 털에 덮여있다 보니 오로지 피부만 가지고 평가해선 안되거든요. 그리고 16가지 방식의 경우 MBTI 검사처럼 설문에 답하여 나온 점수를 기준으로 피부 타입을 나누는 방식이라 털북숭이에게선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면 강아지 피부 타입은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 아이는 어떤 피부 타입일까요? 그리고 그 타입에 따라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저는 '촉', '후각', '각' 그리고 '품종'을 활용하여 털북숭이의 피부를 세 가지 타입으로 나누어요. 지성과 건성 그리고 복합성으로요. 각각에 따른 특성은 다음과 같아요.


* 지성

- 지성은 털북숭이의 털을 네다섯 번 정도 쓰다듬은 뒤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비볐을 때 손에 때 낀 느낌(?)이 들어요. 세게 문지르면 손가락에서 때가 나 거 같은 느낌?(말로 표현하려니 굉장히 어렵네요.)

- 그리고 대개 몸에서 '개 비린내'가 많이 나고, (혹시 이 향을 고급지게 표현해 주실 수 있는 분이 계실까요?)

- 심할 경우엔 떡진 사람 머리처럼 털들이 매우 기름지고 뭉쳐요.

- 대개 시츄, 코카스파니엘, 요크셔테리어 등이 이런 피부를 많이 가지고 있어요. 고양이는 드물지만 페르시안이나 히말라얀에서 종종 확인돼요.


* 건성

- 건성은 털을 쓰다듬고 난 뒤 손가락을 비벼도 아무런 느낌이 없

- 몸에서 냄새도 안 나요.

- 주로 털과 피부가 푸석푸석하고 간혹 피부에 비듬처럼 보이는 '하얗게 날리는 각질'찰돼요.

- 푸들이나 말티즈, 비숑 프리제와 같은 이들이 많이 속해있어요.


* 복합성

- 몸을 쓰다듬고 난 뒤 성과 같은 기름때가 느껴져요.

- 하지만 냄새는 약간 나는 편이고,

- 마치 건성처럼 피부에 하얀 각질들이 보여요.

- 주로 굵고 짧은 털을 가진 아이들에게서 관찰돼요. 닥스훈트, 진도, 시바, 미니핀, 프렌치 불독, 보스턴 테리어 등등.


위와 같이 몇 가지 기준으로 피부 타입을 나눈 뒤 제가 하는 일은 바로 그 원인해법을 찾관리 방법을 알려드리는 거예요. 털북숭이가 이러한 피부 특성을 지니는 게 그 아이 고유의 특성(유전성)이 아닌 다른 숨겨진 원인 때문일 수 있거든요. 곰팡, 세균, 모낭충과 같은 감염이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 쿠싱(부신-피질-기능-항진증)과 같은 호르몬 질환 그리고 너무 잦은 목욕이나 잘못된 샴푸의 선택 등으로 인해 피부 타입이 바뀔 수 있어요. 그래서 숨겨진 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바로 수의사 제가 할 일이죠.


여러분께서 하실 일은 올바른 목욕 방법과 주기에 맞춰 털북숭이의 현재 상황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사용하는 거예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이 부분을 놓치고 계세요. 피부 타입은 나이, 환경, 질병 상태 등에 따라 수시로 변해요. 그러니 그때그때 목욕 횟수를 조절해가며 맞는 제품을 써야 하죠.(글이 길어져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좀 더 자세히 다뤄볼게요.)

두 번째는 피부 타입의 변화를 관찰하는 거예요. 평소 건성 피부였는데 어느새 지성으로 변했다면? 혹은 원래 지성이기는 했으나 어느 시점부터 기름기와 냄새가 더 심해다면? 바로 주치의 선생님과 상담을 해보는 게 좋아요. 대개 런 경우 어딘가 문제가 있거든요.


그렇다면 위 세 가지 중 어느 피부가 정상일까요?

그런 건 없어요. 말씀드렸다시피 피부 타입은 여러 요인들에 의해 결정되기에 한 가지 타입을 정상이라 할 수 없어요. 그러니 '전설 속의 완벽한 피모' 목표로 잡지 마시고, 아이의 불편함을 개선시키고 다른 문제가 더 생기지 않게 '잘 관리된 피모' 목표로 해보는 게 어떨까요!? 건성은 충분한 수분 공급을, 지성은 피지 분비 조절과 감염 예방, 복합성은 건성과 지성 사이 균형 잡기를!!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의할 점은!

절대 품종만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돼요. 특히 푸들이나 말티즈의 경우 지성이나 복합성인 경우도 많기에 꼭 다른 특성들도 함께 고려해서 판단해야 돼요. 그리고 고양이의 경우 그루밍을 잘하냐 못하냐에 따라서도 털의 상태가 많이 좌우되기에 그루밍 습관도 함께 고려해야 하죠.



p.s.


위 표현 방식은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쓴 방식이에요. 그러니 여러분의 주치의 선생님께선 다른 표현 방식이나 기준으로 나누고 계실 수도 있어요!

참고로 전문 용어를 쓰자면 '지성 = 성 지루(Seborrhea oleosa)', '복합성 = 건성 지루(Seborrhea sicca)'입니다. '건성'은 한 단어로 진단하기에 좀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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