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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케니 Jul 08. 2021

스케일링하는 데 왜 전신 마취를 해요?

털북숭이 가족과 함께 살아가며 생기는 흔한 오해-08

독자분들은 언제 마지막으로 스케일링 시술을 받으셨나요? 저는 올해 초에 받았어요. 1년에 한 번 씩 국민 건강 보험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케일링을 받을 수 있어 매년 정기적으로 받고 있어요.


털북숭이들도 1년에 한두 번씩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하면 참 좋을 거 같아요. 하지만 대다수의 분들이 전신 마취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매우 꺼려하죠. 그래서 오늘의 주제를 준비해 보았어요.  털북숭이들은 스케일링할 때 전신 마취를 해야만 하는지, 그리고 언제 스케일링을 해야 하는지 알아보죠.




털북숭이들은 왜 전신 마취를 하고 스케일링을 해야 할까요?


우선은 여러분들이 치과에 가서 무엇을 하는지 생각해

먼저 어디가 불편해서 왔는지 간단한 상담을 진행해요. 그 뒤 요하면 치과 방사선찍죠. 촬영을 마친 후 모든 것이 세팅된 비싸 보이는 치과 의자에 기대어 누워 선생님을 기다려요. 잠시 후 등장한 치과 의사 선생님께 입을 크게 벌려 구강 검사를 할 수 있게 해 드리고 현재 상황과 어떤 치료를 할 것인지 설명을 들어요. 러고 나면 초록색 천으로 시각을 빼앗기게 되어 청각과 구강 내 감각에 온 신경이 집중돼요. "입 더 크게 벌리세요", "물 나와요, 삼키지 마시고 불편하면 왼 손 들어주세요", "바람 나와요, 조금 시릴 수 있어요", "고생하셨어요, 일으켜 드릴 테니 입 헹궈주세요" 등 굉장히 많은 지시 사항에 군 말없이 시키는 대로 해요.

그중 개인적으로 가장 불호인 멘트는 바로 "조금 따끔하고 뻐근할 수 있어요"예요. 대개 입 안에 마취제를 주사할 때 하시는 멘트죠. 지만 아무리 아프다고 해도 치과 선생님의 손을 물거나 도망치진 않아요.

이런 수많은 과정과 지시 사항들을 우린 치과에서 시키는 대로 해요. 시키는 대로 안 했다간 더 아프거나 위험해질 수 있어서 그렇죠. 불편하더라도 더 큰 불편을 안 겪기 위해 감수하는 거예요. 하지만 슬프게도 우리 털북숭이들은 사람과 달리 더 나은 결과를 위해 현재의 고통을 참는 법을 몰라요. 지금 이 사소한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으면 얼마 못 가 더 큰 고통을 겪게 될 거라는 사실을 알 수 없어요. 단지 현실의 스트레스와 통증으로부터 최대한 회피하려고 하죠. 

그래서 전신 마취가 필요해요. 에서 언급한 모든 것들을 꼼꼼하고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


그럼 털북숭이들은 언제 스케일링을 해야 할까요?


제 개인적인 기준으론 치석으로 인한 치주 질환이 심해지거나, 치석이 맞닿는 부분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 혹은 치석과 프라그로 인한 구내염이 심한 경우 추천드려요.(치주질환 : 치아를 잡아주는 잇몸, 치주 인대, 치조골 등에 발생하는 질환) 이 외에 발치나 종괴 제거 등의 다른 구강 치료를 하기 전는 필수적으로 스케일링을 진행하고 있어요.


치석과 맞닿아 있는 잇몸은 금방 염증이 생겨 빨갛게 변해요. 시간이 지나며 치석은 계속해서 커지고 잇몸과 치아를 잡아주는 인대 및 뼈는 녹아내리게 돼요. 국엔 치아 뿌리가 다 드러나고 이를 잡아줄 조직이 없어져 치아가 흔들리며 빠지게 죠. 그러기 전에 미리미리 스케일링을 해주는 것이 좋아요.

치석으로 잇몸, 치주 인대, 치조골이 다 녹아내린 모습. 치석 제거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모습

간혹 면역 반응이 심한 경우엔 치석과 닿는 볼 부위나 혀 부위에 궤양이 생기기도 해요. 이런 경우 약으로 조절이 되기는 하나 치석을 제거하지 않는 이상 약을 끊으면 다시 재발하게 돼요.

고양이의 경우 치석과 프라그가 쌓여서 그로 인해 구내염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요. 주로 면역 억제제를 이용하여 내과적으로 관리 하지만 스케일링도 함께 진행하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이렇듯 스케일링이 꼭 필요한 상황들이 있어요. 물론 위에서 언급한 상황 말고도 스케일링이 추천되는 상황이 있을 순 있겠지만 중요한 건 주치의 선생님과 충분한 상담과 사전 검사를 통해 전신 마취가 안전하게 가능할 것인지 평가하는 것이겠죠. (지난 화에서 말씀드린 '마취의 위험성 vs. 마취의 필요성'을 따지는 거죠.)

그러니 꼭 필요한 치료를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피하지 말아 주세요. 털북숭이들이 비록 스스로 결정은 내리지 못 하지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그리고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존재가 충분히 고민하고 내린 결정을 믿고 따를 의지는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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