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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Feb 08. 2024

고객이 사랑하는 제품을 만들려면 고객을 먼저 사랑해야해

MVP를 넘어 MLP를 만들려면?

실패의 경험

작년 이맘때쯤, 타겟 고객군 확장을 목적으로 SMB 고객을 대상으로한 제품의 MVP를 만들기로 했습니다(그 전에는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플랫폼 기업들에게 API형태의 솔루션을 제공하였습니다). MVP를 만들고 출시하는 과정에서 뼈저리게 얻은 교훈은 ‘MVP를 만들때는 “Minimum”에 충실해야한다’ 였습니다. 제품을 만드는 시도를 통해 어떤 가설을 검증해야하는지, 가설 검증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 없이 만들기 시작한 제품은 어느덧 ‘이것도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들이 모여 더 이상 ‘Minimum’이라고 할 수 없는 무거운 제품이 되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고나니, 정작 고객이 가치를 느끼는 부분은 저희가 예상했던 부분과 달랐고, ‘이것도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해서 추가되었던 기능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 상황을 마주했습니다


예상보다 빠르게 늘지 않는 고객사 수, 고객사 니즈와 우리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 사이의 괴리 등의 이유로, 결국 출시 6개월만에 가설 검증 실패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 좀 더 명확한 가설을 세우고 시작했더라면, 그리고 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기능에 대한 확신이 있었더라면 ‘실패’도 좀 더 일찍 알아차릴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그 이후 회사의 방향성을 다시 한 번 정립하고, 결과적으로 해당 제품의 고도화는 더이상 진행하지 않기로(기존 API 형태의 솔루션에 집중하기로)했습니다


새로운 시작

작년 12월부터 저희는 CRM 마케팅 영역에서의 문제를 저희가 가진 기술을 활용하여 풀기 위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번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MVP의 정의에 충실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늘 되새기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Minimum’에만 집중하다보니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MVP는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지만 MLP(Minimum Lovable Product)가 되기엔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간 다양한 고객사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협업하며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협업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그 결과로 고객이 진정으로 만족하고 제품을 쓰게 된다면 그것만큼 뿌듯한 일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과정을 거치며 지금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제품도 ‘100곳의 고객이 1만큼 좋아하는 제품’보다는 ‘1곳의 고객이라도 100만큼 좋아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MLP를 만들기 위해서는 MVP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요소보다 딱 한 가지가 더 필요한 것 같았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그 한가지는 바로 ‘고객의 문제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누구보다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사람이 직접 되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우리가 가진 기술을 어떻게 보기 좋게 내놓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이 기술이 정말로 고객이 가진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 맞을지를 치열하게 고민해보는 것이 MLP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시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언젠가 조언을 구하기 위해 찾아간 커피챗에서 들은 말이 기억이 납니다. 


‘고객이 사랑하는 제품을 만들려면 고객을 먼저 사랑해야한다’


이 말이 어떤 뜻인지 더 체감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아직도 여러 시행착오들을 지나며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 같지만 점점 더 고객이 마주하고 있는 문제에 진심이 되어갈수록, 이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싶은 욕심도 더더욱 커져 일이 많아도 즐거운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고객을 사랑하는 솔루션 제공자가 될 수 있을까 더 많이 고민해보고, 새롭게 느끼는 점들을 또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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