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좋아하는 별나라, 레고랜드에 다녀오다”
아침 7시
평소보다 한참 일찍 눈을 뜬 아이가 벌떡 일어난다.
“오늘 레고랜드 가지? 진짜 가지!?”
이불도 정리 안 된 채 방 안을 뛰어다니는 다섯 살.
두 손은 공중에서 바쁘게 허우적이고, 발끝은
바닥을 스치지 않는다.
말 그대로 ‘하이텐션 모드’.
기쁨은 이미 몸 밖으로 흘러나왔고, 오늘 하루는
그 웃음 하나로 충분히 설명됐다.
이 날을 기다려온 우주에게 레고랜드는 단순한
장소가 아니다.
그건 기다림의 끝에서 주어지는 보상이고,
좋아하는 것을 만나는 설렘이고,
무대 위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다.
봄 햇살이 눈부셨던 일요일,우리는 다시 그곳으로 향했다.
춘천까지는 하남에서 딱 1시간 반.
부담 없는 거리, 그리고 벚꽃잎보다 가벼운 마음.
차 안엔 아내가 새벽부터 정성스레 만든 유부초밥이 작은 도시락통에 담겨 있었고,
그건 오늘의 소풍이 단순한 나들이가 아니라
‘기억이 될 하루’라는 예고장이었다.
도착하자 햇살은 금세 뜨거운 볕으로 바뀌었고,
우리는 1시간 일찍 도착해 오픈런의 선두가 됐다.
빠르게 움직여 대기 시간이 긴 인기 기구 3개를 먼저 공략했다.
어른에겐 작고 반복적인 기계 장치일 수 있어도,
아이에게 그건 한 편의 서사다.
처음 올라탄 순간부터 내려올 때까지,
눈을 감고 무서움을 견디며도 허세 섞인 용기를
내본 다섯 살 우주의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성장 드라마였다.
내려오자마자 외친다.
“무서운데… 너무 재밌어!”
웃음은 눈보다 먼저 터졌고,
그 순간 오늘 하루는 성공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는 ‘공연’을 좋아한다.
노래가 나오고 인형들이 춤을 추면,
우주는 마치 자기 이야기를 듣는 듯한 눈으로 무대를 바라본다.
다른 아이들처럼 앞으로 나가 춤을 추지는 못하지만
그 조용한 응시 안에는 누구보다 큰 감정이 흐른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거실을 무대로 만들어
혼자 마이크를 잡고, 손을 흔들며
자기만의 콘서트를 연다.
그 모든 게, 우주만의 방식이다.
사랑스럽고 단단한 자기표현.
6시간을 쉬지 않고 달렸다.
음식보다 놀이를, 앉는 것보다 걷기를,
쉬는 시간보다 ‘또 하나’를 선택한 아이.
그리고 차에 몸을 싣자마자 눈도 감기 전
잠에 빠져든다.
이날의 기쁨은 꿈속에서도 계속되었을까.
게다가 이 모든 날들을 가능하게 해 준
작년 친구 태우가 선물해 준 1년 정기권.
그 따뜻한 배려 덕분에, 우린 부담 없이
계절마다 추억을 채우고 있다.
그 정기권은 플라스틱 카드 한 장이 아니라,
우주를 위한 초대장이고
우리 가족에게 주어진 마법 같은 기회였다.
여름이 오기 전, 두 번쯤은 더 가야겠다.
다섯 살 우주의 눈으로 본 세상은 얼마나 넓고,
얼마나 빛나는지…
그걸 놓치기엔 이 봄이 너무 눈부시니까.
사랑하는 우주야,
또 가자.
또 뛰자.
그리고 네가 좋아하는 별나라에서
우리, 또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