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때론 스스로 상처받기 싫어 회피를 선택한다
아빠에게 화가 치밀어 오르는 일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어떤 말도 하지 않기를 선택했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아빠가 상처받지 않게, 아빠를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믿었다. 이런 이유로 말하지 않기를 선택했다. 그저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그렇게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아빠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최소한 아빠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사랑하기에 있다고 생각했다.
정말 아빠가 끝까지 모른다면 몰라도, 만약 훗날 진실을 조금이라도 알게 된다면. 말하지 않음이 말하는 것보다 결국 더 큰 상처가 아닐까.
아빠에게 상처주기 싫어 말하지 않는다는 건 실은 나를 보호하기 위한 합리화였다. 내가 상처받기 두려워서였다. 이처럼 관계에서 정면돌파가 아닌 체념이나 회피는,
그를 위한 게 아니라 철저히 나를 위한 변명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