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사람들과 살아남기

인간관계 서바이벌 가이드

by 카미노

[믿을 수 없는 사람 유형]


1. 모욕을 농담으로 위장하는 사람

2. 책임은 절대 지지 않으면서 항상 당신을 탓하는 사람

3. 당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지만, 뒤에서는 방해하는 사람

4.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

5. 걱정하는 척 하면서 의심의 씨앗을 심는 사람

6. 당신을 방해하거나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지만 항상 변명이 준비된 사람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아, 이 사람 믿으면 안 되는구나"라는 뼈아픈 깨달음의 순간을 경험한다. 보통 그 깨달음은 이미 호되게 당한 후에 찾아오기 마련이고, 우리는 이마를 탁 치며 "내가 왜 그 뻔한 신호들을 못 봤을까?"라고 자책한다. 하지만 너무 자책하지 마시라.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도 제자들에게 배신당했고, 천재 발명가 테슬라도 에디슨에게 아이디어를 도둑맞았다. 심지어 율리우스 카이사르도 "브루투스, 너마저?"라고 외쳤지 않은가. 그러니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야 오죽하겠는가.


"농담이야~ 왜 진지해?"

이들의 특기는 독설을 날린 후 "농담인데 왜 그래?"라며 순식간에 당신을 유머 감각 없는 소심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너 오늘 얼굴이 좀 부었네? 어제 라면 먹었지? 아, 농담이야!"라고 하지만, 그날 저녁 당신은 거울 앞에서 얼굴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붓기를 확인하고 있을 것이다.

이들의 무기는 '농담'이라는 방패막이다. 어떤 모욕적인 말을 해도 '농담'이라는 마법의 단어만 붙이면 모든 게 정당화된다고 믿는다. "네 프레젠테이션 진짜 재미없더라. 아, 농담이야! 왜 화내?" 이런 식이다. 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농담과 모욕의 경계가 모호해져서, 나중엔 "넌 숨 쉬는 것도 웃기네"라는 말에도 "아하하, 그러네요"라고 억지로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더 무서운 건,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도 모르게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그건 네 잘못이야"- 책임 전가의 달인

이들은 정말 경이로운 재능의 소유자다. 본인이 약속 시간에 한 시간 늦어도 "네가 장소를 애매하게 정해서 헷갈렸잖아", 본인이 프로젝트를 망쳐도 "네가 처음부터 제대로 설명 안 해서 그런 거야"라고 한다. 심지어 본인이 커피를 쏟아도 "네가 갑자기 말을 걸어서 놀랐잖아"라는 식이다.

이들과 함께 일하거나 생활하면 어느새 당신은 세상 모든 문제의 근원이 된다. 회사 실적이 나빠도 당신 때문이고, 날씨가 흐려도 당신이 우산을 안 가져와서 그런 것이다. 지구 온난화도 아마 당신이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어서일 것이고, 코로나 팬데믹도 당신이 마스크를 제대로 안 써서 시작됐을지 모른다. 이들의 논리 체계에서 당신은 나비효과의 시작점이자 카오스 이론의 중심이다.


"네 편이야" - 앞과 뒤가 다른 야누스

이들은 당신 앞에서는 최고의 응원단장이다. "너 정말 잘할 수 있어! 내가 뒤에서 다 서포트할게!"라고 말하며 당신의 어깨를 두드린다. 하지만 당신이 돌아서는 순간, 이들은 열심히 당신의 사다리 아래 단을 하나씩 빼고 있다. 중요한 정보를 '깜빡'하고 전달 안 하거나, 당신의 아이디어를 살짝 각색해서 자기 것처럼 만든다.

가장 교묘한 점은 이들이 항상 '좋은 의도'를 가장한다는 것이다. "아, 너한테 말하려고 했는데 너무 바빠 보여서", "네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서 발표한 거야, 우리 팀이잖아"라는 식이다. 마치 격투기 경기에서 코치가 "힘내! 넌 최고야!"라고 외치면서 동시에 상대편에게 당신의 약점을 손짓으로 알려주는 것과 같다. 이들과 함께 있으면 성공의 사다리를 오르는 게 아니라 에스컬레이터를 거꾸로 달리는 기분이 든다.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 인간 404 에러

이들은 인간 버전의 '연결이 끊겼습니다' 메시지다. "내일 꼭 연락할게"라고 하고 3개월 후에 "아, 미안! 정신없어서"라며 나타난다. "이번 주말에 만나자"고 해놓고는 주말이 되면 잠수를 타고, "너랑 하는 프로젝트가 최우선이야"라고 하면서 정작 다른 일만 한다.

이들의 사전에서 '약속'이란 단어는 '대충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기분과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한 것' 정도의 의미다. 이들과 약속을 잡는 것은 구름을 잡으려는 것과 같다. 잡은 것 같지만 손을 펴보면 아무것도 없다. 이들의 "반드시", "꼭", "무조건"이라는 단어는 사실 "아마도", "어쩌면", "가능하다면" 정도로 번역해서 들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당신도 학습하게 된다. 이들이 "100% 확실해"라고 할 때는 50% 정도의 가능성으로 받아들이는 지혜를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걱정돼서 그런데" - 불안 바이러스 유포자

이들은 걱정과 우려를 가장한 교묘한 심리 조작의 달인이다. "걱정돼서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네 프레젠테이션 별로라고 하더라",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 그 옷은 네 체형에 안 맞는 것 같아", "혹시 몰라서 말하는데, 상사가 너한테 실망한 것 같던데?"라는 식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누군지는 절대 밝히지 않는다. 아마 그들의 상상 속 친구일 가능성이 99%다. 이들의 목적은 당신을 돕는 게 아니라 당신의 자신감을 서서히 갉아먹는 것이다. 한 방울씩 떨어뜨리는 물이 바위를 뚫듯이, 이들의 '걱정'은 당신의 자존감에 구멍을 낸다. 재미있는 건 정작 이들은 자기 인생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낙관적이라는 점이다. 남의 걱정만 전문적으로 하는 '걱정 아웃소싱 전문가'인 셈이다.


"아, 미안! 근데..." - 변명의 마에스트로

이들에게는 항상 완벽한 변명이 준비되어 있다. 당신의 중요한 발표 자료를 망쳐놓고도 "미안, 근데 나도 어제 잠을 못 자서", 약속을 어기고도 "미안, 근데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당신의 비밀을 퍼뜨리고도 "미안, 근데 그 사람이 너무 궁금해해서"라는 식이다.

이들의 사과는 사실 사과가 아니다. '미안'이라는 단어는 단지 뒤에 올 변명을 정당화하기 위한 쿠션일 뿐이다. 이들에게는 매일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날이고, 우주의 모든 불행이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다고 믿는다. 재미있게도 이들의 변명은 시즌제로 운영된다. 봄에는 알레르기, 여름에는 더위, 가을에는 환절기,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항상 컨디션이 안 좋다. 이들과 함께 일하면 당신은 어느새 '인간 변명 제조기'의 베타 테스터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이런 사람들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첫째, 그들을 바꾸려 하지 마라. 그건 비 오는 날 하늘에 대고 "그만 와!"라고 소리치는 것만큼 무의미하다. 둘째,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라. 너무 가까우면 다치고, 너무 멀면 외롭다.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무엇보다 그들의 행동 패턴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아, 또 시작이구나"라고 인지하는 순간, 그들의 독은 희석된다.


그리고 가끔은 유머로 승화시켜보자. "아, 오늘도 내 탓이구나! 내가 또 지구를 망쳤네! 다음엔 화성도 망쳐볼까?"라고 말하면, 최소한 당신은 웃을 수 있다. 때로는 이들의 행동을 관찰 일기로 써보는 것도 재미있다. "오늘의 변명: 고양이가 키보드 위를 걸어다녀서. 창의력 점수 8/10."


인생은 이런 다양한 캐릭터들과 함께하는 대하 드라마다. 주인공인 당신이 모든 에피소드에서 승리할 순 없지만, 적어도 현명하게 대처하며 시청률(?)을 높일 수는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당신 자신이 이런 유형의 사람이 되지 않도록 가끔씩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 다만 노력하는 사람과 노력조차 하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 크다. 오늘도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당신, 정말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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