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 재정했느냐의 차이
1년 365일, 다양한 기념일이 있다. 특히 환경과 관련된 기념일은 얼핏 비슷한 이름을 하고 있지만, 엄연히 제정된 의의와 제정기관이 달라 구분된다. 특히 '세계 환경의 날'과 '지구의 날'은 명칭이 비슷해 기념일 이름만 듣고는 헷갈리기 십상이다. 환경의 날과 지구의 날은 무엇이 다른 걸까?
시민의 뜻을 담은 "지구의 날"
지구의 날은 다른 기념일처럼 물리학자나 우주생물학자가 아닌 지구를 걱정하는 시민들이 제정한 기념일이다. 지구의 생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원유 시추 작업 중 10만 배럴의 원유가 해상에 유출돼 바다를 오염시키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위스콘신주의 상원의원이었던 게이로드 넬슨은 이 원유 유출 사고를 비롯해 심각해지는 환경오염에 대해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고 조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차에 원유 유출 사고의 심각성을 통해 환경 의식을 갖게 된 하버드 대학생 데니스 헤이즈와 함께 지구의 날을 선포했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구의 날 첫 행사에는 그들의 생각처럼 수많은 시민들이 동참했다. 무려 2천만 명 이상의 시민이 모여 연설을 듣고 토론회를 개최해 환경보호를 위한 실천 행사에 동참했다. 실제 뉴욕의 한 번화가에서는 자동차 통행이 금지됐고, 60만 명 이상이 센트럴 파크에서 열린 환경 집회에 참여했다.
현재 지구의 날은 한국을 포함해 192개국, 약 5만 개의 단체가 참여하는 범 지구적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 지구의 날의 대표 행사는 '10분간 소등'이 있다. 전 세계가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고, 이 행사를 통해 시민들은 건강한 지구에 대한 인식을 고양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매년 지구의 날을 전후한 일주일을 기후변화주간으로 정하고,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각 지자체에서 지구의 날을 맞아 각종 캠페인이 열렸다. 진도군은 제 52년 지구의 날을 맞아 일주일 동안 플로깅 캠페인을 실시했고, 안양, 김제 등지에서는 소등 행사가 열렸다.
유엔인간환경회의 '세계 환경의 날'
매년 6월 5일은 환경의 날이다. 지구의 날과 비슷한 시기에 재정됐다. 1970년 급속한 산업화로 환경오염이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자 유엔은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유엔인간환경회의를 개최했다. 유엔인간환경회의는 국제사회가 지구환경보전을 위해 공동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한 첫 번째 국제회의였다. 이때 유엔환경계획(UNEP)를 설치하고 매년 6월 5일을 세계 환경의 날로 정한 것이다.
유엔환경계획은 매년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해마다 시의성 있는 주제를 선정하고 대륙별로 돌아가며 한 나라를 정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환경보호를 위한 개인과 지역사회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제정한 '글로벌 500상'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다. 이 상은 매년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에 환경보호와 개선에 뛰어난 업적을 이룬 개인과 기관에 수여되고 있다.
한국의 법정기념일이 된 건 1996년이다. 국민들의 환경보전 의식 함양과 혼경보호 실천을 생활화하기 위해서 재정됐다.
2022년인 올해, 세계 환경의 날이 50주년을 맞았다. 이번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은 서울 노들섬에서 진행된다. 1972년 유엔 인간환경회의 당시 주제는 '하나뿐인 지구'였는데, 50주년을 맞아 환경부는 올해의 주제를 '하나뿐인 지구'로 정하고, 50년 전의 깨달음을 되살리자는 의미를 담았다.
기념식 현장에서는 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공원공단, 환경보전협회 등에서 미세먼지 줄이기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체험, 손부채와 커피찌꺼기 화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전시를 운영한다. 극지방 전문 여행가 김완수 씨의 지구온난화 환경사진전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올해 환경의 날 기념식은 세계 환경의 날 제정 이후 지난 50년간 인간의 행동으로 인한 지구의 위기를 반추하고 자연과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우리 국민 모두가 에너지 절약, 일회용품 줄이기 등 건강한 지구를 위한 친환경 생활실천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