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멸종위기종 1급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으로 방사한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18년만인 증조 할아버지·할머니가 됐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겨울 지리산 일대의 반달가슴곰의 서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어미곰 3마리가 새끼 5마리를 낳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4월 중순부터 5월 초 사이 동면에서 깨어난 어미곰들이 새끼와 함께 동면굴에서 나오는 모습을 육안과 무인감지카메라로 확인했다. 다만 이들 새끼들의 성별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에 5마리의 새끼들이 추가로 태어나면서 지리산 일대 야생에서 서식 중인 반달가슴곰은 총 79마리로 추정된다. 이 중 2018년생 'KF-94'가 낳은 1마리는 지난 2004년 반달가슴곰 복원을 시작한 이래 자연에서 태어난 최초의 4세대 새끼다.
출산한 어미곰 3마리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개체는 지난 2004년 복원 사업 첫해 러시아로부터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된 최초의 개체(6마리) 중 한 마리인 'RF-05'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7회에 걸쳐 총 10마리를 출산했는데, 평균 수명(25년)에 비춰 연령이 18년에 이르는 노산이지만 건강상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태어난 4세대 개체는 RF-05의 증손 자손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지리산에는 최초로 반달가슴곰 4세대가 함께 살아가게 됐다.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을 추진한 이래 큰 경사를 맞았다”라며 "지리산국립공원 탐방객들의 안전을 위해 지정된 정규 탐방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경고 방송 및 곰 출현 주의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겠다"라고 말했다.
지리산 반달가슴곰은 2018년 초 새끼 11마리를 출산하고 최소 존속 개체군 50마리를 돌파했다. 현재 반달곰의 개체수가 포화 상태에 가까워져 지리산권 외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례도 있었다. 지리산 반달곰은 2017년에 자발적으로 김천 수도산에 새로운 서식지를 꾸리기도 했다.
반달가슴곰의 개체수 증가는 앞으로 보호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멸종위기종이 우리와 함께 살아 갈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 반달가슴곰에 이어 추후 다른 멸종위기종도 개체수 증가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길 기대한다.
*최소 존속개체군이란?
특정 생물종이 최소 단위로 존속할 수 있는 개체수로, 인위적인 개체수 조절 없이 자연에서 종을 보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출처: 지리산 반달가슴곰 증조 할아버지 할머니 된다-플래닛타임즈 - http://www.planet-times.com/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