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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닛타임즈 Feb 08. 2022

세상이 엉망이라도 내 발 아래 쓰레기부터 줍자!

관악구 제로웨이스트샵 지구를 살리는 '일점오도씨'

서울 관악구 조원동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샵 ‘일점오도씨’, 가게 이름이 어딘가 낯이 익다면 평소 환경뉴스를 접할 기회가 많았을 터. 1.5°C 지구 온도상승 제한을 위한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제시된 IPCC*특별보고서를 보게 된 일점오도씨의 이정연 대표. 매장을 찾는 손님들과 지구온난화나 환경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탄생한 가게 이름이 바로 '일점오도씨'라고 한다.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느껴 직접 실천함과 동시에 누구나 찾아와 부담 없이 환경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장소를 꾸려 나가는 이정연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의 일문일답에서 더 자세한 일점오도씨의 이야기를 전한다.

기자 진혜연


Q.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A. 관악구 조원동에서 제로웨이스트샵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일점오도씨는 어떤 공간인가요?

A. 1.5°C 는 누구나 찾아와 환경에만 중심을 두지 않고 예술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를 함께 하고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일점오도씨 전경 ©poyeon_zerowaste 일점오도씨


Q. 일점오도씨를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평소에도 환경과 관련된 기사에 눈이 갔지만 어떻게 실천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최근 2년 간 대형 커피 전문점에서 일을 하면서 많은 일회용 용기가 소모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코로나19로 인해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여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기사에서 많이 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누군가 해결하겠지..., 언제가 해결되겠지...'라며 두고 볼 수 만은 없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책에 이런 말이 있더라고요. ’세상이 엉망이 되어도 내 발 아래 유리조각부터 줍는 사람이 어른이다.’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혼자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는 생각을 하면서 조금씩 공부했는데 새로이 알게 된 내용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고 문제의 심각성도 알지만 어떻게 실천을 해야 할 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알면서도 불편한 진실을 직면하고 싶지 않아서 외면하는 경우도 있지만요. 그래서 1.5°C를 구상하게 되었고 가게를 유지하기 위한 수익이 어느 정도 보장이 되어야 해서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다른 제로웨이스트샵과 차별화된 일점오도씨만의 특색이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환경에 관심이 없던 분들도 커피 한 잔 하러 와서 하나 둘 알게 되고 저희가 진행하는 기부프로젝트 워크숍을 통해 환경과 문화 그리고 인식개선에 대한 이야기를 오며 가며 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고객들의 반응이 가장 좋은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은 무엇인가요?

A. 리필 제품, 업사이클링 제품이 반응이 좋고 애완용품은 아직까지 적응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Q. 일점오도씨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용기를 안가지고 오셨을 경우 저희 매장용기를 드리는데 그 용기에 뭐든 담아서 가지고 오는 손님도 있고 빨대를 드리지 않으니 오늘 만큼은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는 손님도 기억납니다. 아이들과 함께 물건 하나하나 설명하며 알려주는 부모님들 그리고 딸과 같이 온 어머님이 딸에게 설명을 듣는 일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Q. 일점오도씨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물건을 가져올 때 최소한의 수량을 '초도물량'이라고 하는데요. 저희처럼 작은 가게들은 큰 물량을 구매할 수가 없어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제조과정을 신경쓰는 브랜드들은 당연히 단가가 높아 가게를 운영하며 남는 비율(마진)이 적은 편입니다. 


Q. 판매할 제품을 고를 때, 어떤 걸 중점적으로 고려하나요?

A. 환경을 생각하고 성분이나 포장을 한 것인지 봅니다. 


Q. 판매 혹은 사용 중인 친환경 제품 중에서 강력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A. 가루 치약과 아로마티카 제품입니다. 가루 치약은 가글이 가능하고 치약의 양을 정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함께 사용할 수 있고 포장도 알루미늄 캔이라 재활용이 가능해서 추천합니다. 아로마티카는 플라스틱 재활용과 쓰레기 관련 활동들을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이고 전성분이 에코프랜들리하여 추천하고 싶습니다. 


Q. 일점오도씨를 운영하기 전과 운영 후 삶에서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A. 환경에 관심이 있어 이슈가 되는 부분만 이야기했지만, 이제는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실천에 옮기는 동네주민분들의 모습을 보고 환경에 대해 알리고 공부하는 삶이 된 것 같습니다. 


Q. 최근 일점오도씨 캠프를 새로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점오도씨 캠프는 어떻게 출발했나요?

A. 캠핑장에는 이미 용기가 준비되어 있는 곳이고 미처 준비하지 못한 용품들을 친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캠프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태안 둘레길 캠핑장 안 '1.5 camp'라는 이름으로 운영됩니다. 


Q. 일점오도씨에서는 기부프로젝트 또한 진행 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형태로 기부가 이뤄지는지, 기부처는 어떻게 선정되는지 궁금합니다.

A. 업사이클링 워크샵을 진행하며 나온 결과물에 수강생이 가격을 정하고 일점오도씨 매장에 비치하길 원하면, 판매가 될 때마다 금액을 기부하는 방식입니다. 기부처는 현재 대한사회복지회로 정해져서 앞으로 기부될 예정입니다. 기부처는 기부금명세가 나오는 곳으로 정했고 수강생들의 의견을 같이 반영해서 정하고 있습니다. 


Q. 요즘 일점오도씨가 가장 관심 있게 보고 있는 환경 이슈는 무엇인가요?

A. 저희 매장은 플라스틱프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플라스틱 관련 환경자료를 많이 보게 되는 편입니다.  


일점오도씨 내부 리필스테이션 ©일점오도씨


Q. 일점오도씨의 추후 운영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저희 가게의 목적은 앞으로도 한 가지일 것 같습니다. 저희 가게를 방문하시는 동네 주민들에게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여러 제품들을 소개하고 일상 생활에서의 작은 습관과 소비 형태 변화가 플라스틱 쓰레기의 배출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고 불편함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매우 보람된 일임을 알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희 가게는 그런 분들에게 어떤 방식이던지 도움이 되는 가게이고 싶습니다. 또한 누구나 방문하며 무언가를 사지 않아도 언제든지 이야기하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Q. 친환경을 향한 우리의 노력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하는 실천으로 인해 세상이 바뀔거라고 생각하나요?

A. 나 하나 실천한다고 바뀔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그 한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한 명의 진정성과 선한 영향력은 모두의 것이 될 것입니다.




※더 많은 환경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플래닛타임즈(클릭)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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