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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닛타임즈 Feb 08. 2022

The Naked Shop, 싹 벗겨내고 봤더니 친환경

프랑스 제로웨이스트샵 The Naked Shop

The Naked Shop 전경  ©the.naked.shop


60~70년대만 하더라도 집에 있는 병에 참기름을 담아오고 굴러다니는 주전자에 막걸리를 담아왔다며 동네 어르신들이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인 분리수거장에서 혀를 끌끌 차며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물론 경제적 이유였겠지만 그 당시에는 비닐도 너무 귀해 라면 봉지를 잘 씻어 말린 후 구멍이 날 때까지 사용했다던데, 물건을 소비할 때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일회용 포장재로 가득한 오늘날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최근 친환경 열풍이 불면서 과거로의 회귀가 일어나고 있는 것만 같다. 사람들은 ‘용기내’를 실천하기 위해 집에서 ‘굴러다니는’ 용기를 다시 집어들었고 ‘알맹이만 달라!’고 외치는 사람들의 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구 반대편 프랑스에서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과거의 좋은 풍습을 현대에 접목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마다하지 않는 제로웨이스트샵, ‘The Naked Shop’과 그 팀을 소개한다.

기자 전혜연

Q. 자기소개와 The Naked Shop 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Charlotte Ebrard입니다. The Naked Shop에서 전자거래와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총 7명으로 구성된 팀이며 파리에 위치한 두 개의 가게와 온라인 몰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중 설립자인 Mella 씨가 물류와 구매를 담당하고, 커뮤니케이션 팀의 인턴 한 명 그리고 3명의 매장 직원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Mella 씨는 원래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인데 파리에서 사는 동안 애정이 생겨 이 곳에 가게를 열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말을 인용하자면 교통수단이 편리한 곳에 가게를 열어 많은 사람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했고, 사무실, 레스토랑 등 다양한 상점들이 인접해 있어 제로웨이스트 컨셉이 상호작용하며 보다 흥미롭게 펼쳐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Q. The Naked Shop을 세 단어로 표현한다면?

A. The Naked Shop의 세 가지 키워드는 local, eco-friendly, zero waste 입니다. 지역 특색을 살린 친환경·제로웨이스트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가게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샴푸나 세제 종류는 액체라서 매장에서 소분할 때 종종 어려움이 있었는데 자동화된 시스템을 만들어 가게 이용에 편리함을 더했습니다.


현재 운영되는 두 가게 모두 가능한 한 많은 범위에서 친환경적 요소를 고려했습니다. 팀원들에게도 ‘환경 친화적’ 결정을 내리는 일은 아주 자연스러웠기 때문에 원하는 방향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우선 가게에 공급되는 전기는 100%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입니다. 또한 가게 인테리어에도 많은 중고물품과 재활용품이 사용되었습니다. 대용량 용기의 경우 ‘Smile Plastics’라 불리는 작은 회사에서 요거트 병을 재활용해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가게에 목재가 많이 사용되었는데 프랑스를 원산지로 하면서 가공할 때 낭비되는 자투리를 줄이고자 자르는 방식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가게에서 사용하는 전등도 ‘Good & Mojo’라는 친환경 브랜드 제품이고 컴퓨터 기기들도 중고로 구입했습니다. 판매 전에 검수가 다시 이뤄지기 때문에 사용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The Naked Shop 자동리필 시스템  ©the.naked.shop


Q. 고객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은 제품은 무엇인가요?

A. 액체로 된 주방세제와 세탁세제입니다. 공급업체 협조를 얻어 재사용과 환급이 가능한 유리병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인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세척솔, 수세미처럼 얼마든지 제로웨이스트로 대체 가능한 물품들이나 고체 화장품류가 잘 팔립니다.


Q. The Naked Shop 운영 중 어려웠던 순간이 있었나요?

A. 샵을 오픈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미 지속가능성을 위해 소비 패턴을 바꾸는 일에 열광하고 있던 터라 저희 입장에서는 기쁜 일이었습니다. 개인 용기를 가지고 가게로 오는 일이 새로운 습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우려했던 터라 자전거 배달부와 파트너십을 맺어 용기를 수거하는 서비스도 도입했습니다. 파리 근교로 배달을 하기도 합니다.


가게 운영할 때 어려움은 사실 물류 관리나 용기 재사용과 관련 있습니다. 전문 세척 업체를 몇 군데 이용했는데 곧 매장에 자체적으로 세척 가능한 시설을 만들 계획입니다. 물류 과정에서도 공급업체들과 세세한 부분을 조정하면서 일회용품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도록 독려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판매 제품들은 20L 단위로 들어오고 있으며 세척과 재활용 과정을 통해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있습니다. 


Q. The Naked Shop이 꿈꾸는 지구의 모습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A. 제가 바라는 지구의 모습은 모든 사람들이 필요한 만큼의 소비만 하는 세상입니다. 이미 가진 물건들을 재사용하고 함부로 버리지 않는 일에 노력을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또한 지속가능한 삶을 지향하고 개인의 습관에 변화를 불러일으키려면 보다 집합적인 정치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The Naked Shop 설립자 (우) Maria Mella와 그녀의 팀  ©the.naked.shop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A. 저는 파리가 다른 도시들에 비해 환경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이유로 매스컴에 소개되는 환경을 위한 변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큰 도시이기 때문에 변화를 위한 혁신적인 계획들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The Naked Shop이 추구하는 바는 지역 상품을 소비하고 리필 문화를 전파하는 것으로 아주 단순합니다. 프랑스의 더 많은 도시에서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과거에는 병을 재사용하는 일이 일반적이었고 저절로 자원 순환과 연결되었습니다. 현대에 들어 우리는 이미 포장되어 있는 상품들에 익숙해졌고 과잉의 시대에 살면서 또 다시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미래 세대들이 함께 힘을 합쳐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오리라 믿습니다.



* 본 시리즈는 The Naked Shop으로부터 제공받거나 사용 허가를 받은 자료에 기반해 작성되었습니다.




※더 많은 환경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플래닛타임즈(클릭)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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